무보증금 원룸 제공 시스템 속속 등장…“사회 초년생·학생에게 유용”
이 씨처럼 서울에서 방을 구하는 청년들이 많지만 여유자금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학생들은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천만 원의 월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 부동산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2021년 1∼10월 서울에서 실거래된 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주택의 전용면적 30㎡(약 9평) 이하 원룸 월세 보증금을 조사한 결과 평균 보증금은 2703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2021년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만 18~34세 1인 가구 청년 응답자의 35.7%가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살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부모님이나 친지의 도움을 받아 주거비용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목돈이 없는 청년들은 원룸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고시원이나 셰어하우스 등 불편한 주거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이용하기 좋은 시스템이 있다. ‘홀로스탠딩’과 ‘피터팬의 무보증방 구하기’ 서비스다.
‘홀로스탠딩’은 청년들에게 서울지역의 무보증금 원룸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서울 전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며 고시원이나 셰어하우스 형태가 아닌 원룸을 취급한다. 다른 부동산 플랫폼들과 다르게 방을 찾는 고객이 희망월세, 이사예정일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 홀로스탠딩 측에서 조건에 맞는 원룸을 추천해 방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홀로스탠딩은 임차인이 월세를 밀리지 않고 납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임차인의 자취 성향, 성격, 재무상태 등 22가지 항목들을 통해 임차인 재무성향을 216가지로 분류한다. 지금까지 심사에 통과돼 계약한 사람 중 30일 이상 연체한 연체율은 1.1%에 불과하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임대인에게도 월세를 밀리지 않는 임차인임을 보증할 수 있다. 홀로스탠딩은 다른 부동산 플랫폼처럼 매물의 사진을 올려놓지 않는다. 그래서 허위매물도 있을 수 없다고 홀로스탠딩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물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방을 볼 수 있도록 해서 허위매물은 있을 수 없다”며 “당일 확인할 수 있는 방만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는 임대인이 아닌 홀로스탠딩 측에 지불한다. 홀로스탠딩 관계자는 “홀로스탠딩에서 날짜와 시간에 맞춰 임대인에게 미리 월세 지급을 하고 임차인은 홀로스탠딩에 월세를 내는 방식”이라며 “임차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월세를 늦게 내더라도 우리 쪽에서 임대인에게 월세를 지급하기 때문에 월세 밀릴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홀로스탠딩을 통해 이뤄지는 임대차 계약은 1년을 기준으로 한다. 계약이 끝나도 갱신 서비스 이용료만 내면 연장 가능하다. 갱신 비용은 월세 연체 이력에 따라 최대 50%까지 할인된 금액을 지불한다.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피터팬)’에서도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무보증금 방을 신청할 수 있다. 앞서 홀로스탠딩과 마찬가지로 희망월세, 지역 등 원하는 조건을 선택한 후 신청하면 된다. 간단하게 신용 점수를 조회해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피터팬 측 파트너 중개사와 함께 동행해 무보증방 매물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서울 구로구, 관악구, 금천구에 있는 원룸을 피터팬의 협력 부동산 중개사와 함께 볼 수 있다. 피터팬 무보증방 구하기는 서울보증보험과 협력해 임차인의 임대 보증을 위한 보험가입을 진행한다. 따라서 보험가입의 최소 신용 점수를 충족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피터팬은 이 보험가입을 통해 임차인의 월세 체납 시에도 피터팬이 직접 임대인에게 대납을 진행해 임차인의 보증 및 임대인의 개인자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마련했다. 피터팬을 통해 무보증방을 계약할시, 서비스 이용료는 월세의 90%다. 이마저도 부담이 된다면 매달 월세의 9%를 12개월 동안 지불해도 된다.
두 서비스 모두 서비스 이용료와 중개비는 별도로 지불해야 하지만 보증금 없이 안전하게 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이 이용하기 좋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월세 보증금은 합리적인 기준이 딱히 없어서 임대인들이 월세를 못 받을 것을 대비해서 보증금을 받는다고 해도 비싼 편”이라며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고 방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이 생기면 청년들 입장에서는 유리하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월세 부담이 과하지 않은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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