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자→퍼포머→수상 후보까지 매년 경신되는 BTS의 “신기록”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수상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의 트로피는 도자 캣과 SZA에게 돌아갔다. 방탄소년단은 '버터'(Butter)로 토니 베넷과 레이디 가가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저스틴 비버와 베니 블랑코의 '론리'(Lonely),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도자 캣과 SZA의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 등과 경합이 붙었다.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어도 이날 그래미 어워즈는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과 팬덤을 모두 만족시키기도 했다. 현지 시상식장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라이브로 '버터' 퍼포먼스를 선보여 '미션 임파서블'을 떠올리게 하는 재킷 군무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공연이 끝난 뒤 그래미 어워즈 후보들이 앉은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와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같은 부문 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불발된 바 있다.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수상 후보로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최초의 기록이다. 여기에 3년 연속 퍼포머, 2년 연속 수상 후보라는 신기록까지 더해지고 있다.
그런만큼 연속 고배를 마셨다고 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의 도전에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직접 경신하며 K팝 역사를 새로이 쓰고 있는 이들이 또 다른 역사를 장식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 음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방탄소년단은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상 불발이) 아쉬웠지만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며 "좋은 무대들을 많이 봐서 자극이 많이 된 것 같다. 이렇게 슬퍼할 일이 아니라 대단한 일"이라며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다졌다.
그러면서 "상을 받으면 이것으로 보답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커서 그게 아쉬웠던 것 같다"면서도 "기분이 안 좋은 건 팩트지만 오늘 슬프고, 내일 괜찮으면 된다"고 아쉬움을 털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버터'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과정이 험난하고 우여곡절이 많아서 최근 했던 공연 중에 가장 긴장했다"면서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 좋은 퍼포먼스 영상을 남긴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레코딩 예술 과학 아카데미(NARAS)가 주최하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대중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1959년에 시작해 2022년 기준 총 64회의 시상식이 열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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