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장애·근육경직 등 치매와 구분...조기진단과 치료로 일상생활 가능
파킨슨병이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결핍으로 발생하는 운동 조절 장애 및 비 운동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의 신경세포에서 생성되어 세포와 세포 간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도파민은 신체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50∼70% 정도 세포가 소실되면 신체 움직임이 느려지고 운동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파킨슨병의 경우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 유전, 독성물질, 환경적 요인 등에 가능성을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의 파킨슨병 연도별 환자 수 추이에 따르면 2017년 11만 5,679명에서 2020년 12만 5,927명으로 8.85% 증가했으며 2020년 기준 여자(67.8%)가 남자(32.2%)보다 많았으며 80대 이상, 70대, 60대 순으로 고령에서 많이 나타났다.
파킨슨병 초기 약 70%에서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주인공의 어머니가 증상을 호소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초기 떨림 현상을 방치하다가 파킨슨병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파킨슨병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해 관절을 구부렸다가 펼 때 뻣뻣한 저항이 나타나며 몸의 동작이 느려지고 운동 진폭이 작아져 종종걸음을 걷게 된다. 또한 자세가 불안정해 자주 넘어질 수 있고 불안, 우울, 환각 등 신경 정신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여러 증상으로 인해 치매와 혼동될 수 있으나 치매의 경우 기억력 감퇴, 언어장애 등 인지 능력 저하가 먼저 나타나며 병이 진행될수록 보행 장애, 근육 경직 등이 나타난다는 차이가 있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의 경우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충분히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증상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병이 많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 혈액 검사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도파민 운반체의 밀도 및 분포를 측정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뇌의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파킨슨병 진단 이후에는 증상을 완화 및 조절시키기 위한 약물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파킨슨병이 발병한 환자는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2∼3년 내에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가 되기도 한다. 한 번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 파킨슨병은 계속 진행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회복은 어렵지만 20년 이상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치료가 어렵지만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약물치료, 재활치료, 수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근육경직이 있어 통증을 많이 호소하게 되는데 이런 경직을 완화하기 위해 보행훈련, 자세교정 등을 재활치료 등을 꾸준히 해주어 근육이 경직되는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그 외에 고주파 치료는 오랜 약물복용과 재활치료로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경우 사용하게 된다.
대동병원 신경과 강태호 과장은 “파킨슨병은 뇌의 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만큼 확실한 예방 인자가 없으나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약물로 치료를 받는다면 증상을 경감시켜 높은 삶의 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몸이 이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는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운동 이외 금연과 금주,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 심리적 안정 등이 중요하다. 특히 행동 제약이 큰 파킨슨 환자는 쉽게 변비에 걸리기 때문에 야채나 과일, 그리고 적절한 양의 단백질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평소 맨손체조, 걷기, 관절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하루 2∼3회 정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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