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계절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호미다. 흙 속의 보물들을 캐내려면 호미 한 자루는 필수품이다.
우리나라의 '호미'가 이제는 해외에서까지 주목받고 있는데 각자 인생에서 서로 각기 다른 의미를 품은 호미들이 있다.
학교 대신 밭에 나가 밭일의 선생님이 되어주던 호미부터 육지뿐만 아니라 갯벌에서까지 사용하는 호미도 있다. 오늘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호미 한 자루의 소중함과 그 위력을 함께 알아본다.
긴 세월을 함께한,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 바로 호미. 자식들은 일을 그만하라고 성화지만 아직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친구가 바로 호미이다. 오늘은 호미로 콩을 심는데 더 편리한 기계가 나오더라도 시골 어머니들은 제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 나아가는 호미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단다.
이렇게 호미에 대한 추억을 꺼내놓을 수 있는 건 작은어머니와 조카며느리. 고향을 지키고 사는 두 할매에겐 서로가 서로의 이웃이자 호미이다. 이가 거의 없는 작은어머니를 위해 오늘은 조카며느리인 한상분 어르신이 직접 봄나물로 한 상을 차려본다.
작은어머니가 먹기 좋게 고기도 잘게 다지고 김치와 갓 캐온 냉이까지 넣어주면 냉이 묵은지 두루치기가 금세 완성된다. 일할 때는 아픈 줄도 모른다는 한상분 어르신 그때그때 필요한 재료들을 밭에서 공수하는데 이번에는 쑥을 캐 된장국에 넣어주면 뚝딱 봄 향기 품은 국이 완성된다.
날이 풀리며 한창 더 바빠질 일만 남았다는 어르신들. 그래도 호미 하나면 끄떡없다는 어르신들과 호미의 봄날 같은 인생을 만나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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