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부산일보배 대상경주(GIII등급, 1200m, 3세 이상, 상금 4억 5천)가 개최된다. 경주시각은 15시 55분으로 제5경주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부산일보배’ 대상경주는 ‘서울마주협회장배’, ‘SBS스포츠 스프린트’로 이어지는 ‘스프린터(Sprinter, 단거리 선수) 시리즈’의 첫 관문이다. 세 개의 1200m 대상경주에서 가장 높은 누적승점을 기록하는 말이 올해의 단거리 최우수마가 되며 1억 원의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기존 스프린터 시리즈의 최종 관문이던 ‘코리아 스프린트’는 ‘Korea Premier’라는 별도 시리즈로 분리됐다.
이번 부산일보배에는 10연승을 기록 중인 서울의 ‘라온더파이터’를 필두로 ‘어마어마’, ‘블루치퍼’ 등 쟁쟁한 경주마들이 출전 소식을 알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 5두, 부경 5두가 출전 예정이다.
△라온더파이터(서울, 수, 4세, 한국(포입마), R132, 라온산업개발(주) 마주, 박종곤 조교사, 승률 100%)
현시점 서울의 절대 강자. 20년 11월에 데뷔해 지금까지 10전 무패 전승이다. 부마는 2014년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2000m) 우승마인 ‘바이언’, 외조부마는 2003년 벨몬트 스테이크스(2400m) 우승마인 ‘EMPIRE MAKER’다.
혈통을 보고 많은 팬들이 장거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지만 스프린터로서도 부족함이 없음이 이미 검증됐다. 거의 대부분의 경주를 와이어투와이어로, 적게는 4마신에서 크게는 10마신까지 대차로 우승했다. 한 번도 전력을 다한 적이 없는듯하다.
현재 라온더파이터의 1200m 최고기록은 1:10.5로 국내 최고기록인 최강실러의 1:10.4와 0.1초 차이다. 곧 국내 신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겠다. 직전 경주에서 1.0이라는 파격적인 단승 배당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마어마(서울, 수, 5세, 미국, R127, ㈜나스카 마주, 송문길 조교사, 승률 66.7%, 복승률 80.0%)
라온더파이터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마어마가 단거리 최강자였다. 작년 11월 ‘서울마주협회장배’(1200m)에서 라온더파이터에게 밀려 2위를 하며 최강자 타이틀을 넘겨줬다. 당시 두 말의 도착 차는 6마신이었다.
이후 일반 1등급 경주에서는 4위, 7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레이팅이 높아지며 59kg이라는 높은 부담중량을 짊어진 탓인지, 직선주로에서 안쪽으로 기대 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춤하고 있다. 이번 부산일보배에서는 모든 말이 똑같이 57kg를 부담한다.
경마팬들은 어마어마가 단거리 강자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온더파이터와 1200m 기록을 비교했을 때, 최고기록은 1:10.8로 조금 못 미치지만 평균기록은 1:11.6으로 라온더파이터의 1:12.3보다 빠르다.
△영웅루이스(부산, 수, 4세, 미국, R102, 고희종 마주, 권승주 조교사, 승률 54.5%, 복승률 81.8%)
올해 2월 1등급으로 승급했다. 작년 ‘오너스컵’(1600m)에서의 13위를 제외하면 전 경주 3위 내로 입상하며 순항중이다. 그동안 1200m, 1400m 위주로 출전했던 영웅루이스에게 갑작스런 1600m 오너스컵 출전은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너스컵 직전 경주인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는 유일한 3세마로 출전해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당시 1위는 어마어마, 2위는 이스트제트였다. 1200m 경주는 꽤 오랜만의 출전이지만 주목받고 있는 신예강자이니만큼 선전이 기대된다.
△블루치퍼(부산, 거, 7세, 미국, R136, 최병부 마주, 김영민 조교사, 승률 55.6%, 복승률 66.7)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20년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을 비운의 경주마. 2019년 코리아 스프린트를 우승하고 같은 해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에 출전해 3위라는 쾌거를 거두며 국내 경마팬들을 환호케 했지만, 다음연도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에 원정을 갔다가 수송열을 심하게 앓는 바람에 실제 출전을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바이에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이 시행되며 발이 묶여버렸다. 20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와 작년 초부터 다시 출전하기 시작했지만 예전만큼의 독보적인 기량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마팬들은 아쉬운 마음에 응원하게 된다. 블루치퍼의 레이팅은 136으로 서울 ‘문학치프’ 138에 이어 전체 2위다.
△돌아온포경선(부산, 수, 9세, 미국, R118, 김진영 마주, 민장기 조교사, 승률 23.4%, 복승률 40.4%)
블루치퍼도 7세마로 경주마로서는 꽤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돌아온포경선은 그보다 두 살이나 많은, 무려 9세마다. 서울부경 통틀어서 나이가 제일 많다. 지금까지 총 출전 횟수도 47회나 되니 그야말로 백전노장이라고 할 수 있다.
4, 5세 때 ‘SBS스포츠 스프린트’를 두 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로 단거리 강자였다. 하지만 세월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는지 최근 1년간 최고 성적은 3위에 그친다. 이제 젊은 날만큼의 기세를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박수를 건넬 만하다.
#제18회 KRA컵 마일 ‘캡틴양키’ 깜짝 우승
제18회 KRA컵 마일이 4월 17일 오후 3시 55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개최됐다. ‘컴플리트밸류’나 ‘승부사’의 우승을 점쳤던 대다수 팬들의 예상을 깨고 ‘캡틴양키’가 역전승을 거뒀다.
‘아스펜태양’이 오른 뒷다리 절음으로 출전이 취소되며 12마리의 경주마가 출발대에 섰다. 경주가 시작되고 ‘벌마의스타’가 곧바로 치고나와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가 차례로 따르며 선두권에 합류했다. 3코너에 접어들어서는 ‘벌마의스타’가 뒤처지며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가 1, 2위로 경주를 이끌었다.
그대로 마지막까지 순위를 유지하며 팬들의 예상대로 경주가 마무리되나 싶은 순간, 줄곧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캡틴양키’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캡틴양키’는 결승전 200m 전 지점부터 엄청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질주해 나왔다.
선행싸움에서 체력을 소진한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를 순식간에 따라잡으며 결승선을 50m 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결국 선두를 장악,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폭발적인 추입으로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이날 ‘캡틴양키’의 단승 배당인기는 12두 중 9위로 팬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였다. 지난 10일 ‘루나Stakes’에서 ‘골든파워’의 우승에 이어 부경 말의 깜짝 우승이다.
‘캡틴양키’에 기승한 조인권 기수 역시 경주 후 인터뷰에서 역전승의 짜릿함을 내비췄다. 조 기수는 “1600m 경주였는데 경주 초반 페이스가 너무 빨라서 잘만 따라가면 기회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앞에 두 마리가 보였을 때 ‘끝까지 몰자’만 생각했고 다행히 여유가 있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KRA컵 마일 경주영상과 우승 기수 인터뷰는 유튜브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KRBC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엔 기수 헬멧에 카메라를 다는 ‘자키캠’을 도입했다. 공교롭게도 카메라를 착용한 조인권 기수가 우승해, 우승 기수 시점에서 경주를 간접 체험해보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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