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비서관 폭로…“고무줄 잣대”
이재명 고문이 경기지사일 때 비서관이었던 김 아무개 씨는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재명 고문이 경기지사였을 때부터 대선후보 때까지 CJ ENM 유퀴즈에 출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제작진과 미팅을 추진했지만 미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유퀴즈 측은 “프로그램 진행자가 본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다”며 이재명 고문의 출연을 거절했다.
김 씨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에 대해 "당시에는 정치인 출연에 대한 (CJ ENM의) 엄정한 원칙으로 이해했으나 상대에 따라 고무줄처럼 움직이는 잣대를 보니 줄서기라는 다른 원칙이 있던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고문에게 엄격하게 지켜졌던 원칙이 왜 유독 윤석열 당선인 앞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인가. (국민들은) 당선인의 출연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불공정한 선택적 정치 중립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검사 출신임을 근거로 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도 인사 교류를 이유로 공공기관에 현직 검사들이 파견 근무하며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다진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J ENM 측은 부디 관련 논란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달라. 검사 정권 줄서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희망한다"라며 "윤석열 당선인 측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해 털끝만큼의 외압도 없었는지 소상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유퀴즈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후 유퀴즈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은 거절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1일 SNS에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윤석열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탁현민 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4월과 그 이전,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출연을 문의했다. 하지만 유퀴즈 제작진은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탁현민 비서관은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라고 전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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