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만도 사고싶지
미국 소비자연맹에서 발행하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 최근호에 발표된 국산 자동차의 성적표를 대략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달 미국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발표해 미국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컨슈머리포트〉는 최근호를 통해 2005년 미국시장에 시판중인 전체 자동차들에 대한 기획물을 다뤘다. 자동차들에 대한 각종 소비자만족도 순위를 발표해 현재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각종 자동차들의 위상과 입지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국산차량은 전 부문에서 골고루 상위권에 올라 현대·기아차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자동차 주요 부품이나 운전자의 만족도 같은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밀접한 분야에선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모습이다. 대형차 부문에서도 아직은 외국 업체들을 따라잡으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형차 자동변속기 사양 부문에선 포드 포커스, 마즈다3,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등이 상위권에 오른 가운데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와 기아의 스펙트라가 각각 7, 8위에 올랐다. 눈에 띄는 점은 기아 스펙트라가 10위권 내 자동차들 중 가장 싼 값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엘란트라도 10위권 내에서 세 번째로 낮은 가격이다. 가격 대비 경쟁력이 뛰어난 셈이다. 소형차 수동변속기 사양 부문에서도 기아 스펙트라가 3위에 올라 미국 소비자들에게 국산자동차가 비교적 후한 점수를 얻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역시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UV의 미국 소비자 만족도 부문에서 현대 투싼이 6위에 올랐고 싼타페가 12위에, 기아 쏘렌토가 17위에 올랐다. 투싼은 시판된 지 얼마 안됐음에도 상위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쏘렌토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평균 자동차 가격으로 통용되는 2만5천달러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SUV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고급 사양의 럭셔리 세단과 스포츠카, 2인승 고급차량, 컨버터블 승용차 부문에서 국산 차종은 전혀 순위에 오르지 못해 국산자동차의 해외진출이 소형차와 SUV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형 세단 부문에선 기아의 아만티(국내명 오피러스)가 9위에 올랐으며 패밀리형 세단 부문에선 현대 XG350이 21위, 기아 옵티마가 22위에 올랐다. 소형차에 비해 다소 저평가되던 국산 중형 차량에 대한 미국시장의 소비자 만족도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 차량의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국내업체가 수출한 완성차들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비해 현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자동차 핵심부품에 대한 평가에선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이트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선 10대 베스트 차종에 국산차량이 하나도 없는 반면 10대 워스트 차종에 2005년식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가 올라있다.
운전할 때 느끼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묻는 항목에선 10대 워스트 차량에 기아의 쏘렌토, 옵티마, 세도나(국내명 카니발)가 동시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운전자가 가장 다루기 불편하게 여기는 차량에 기아의 대표적인 세 차종이 오른 것이다. 이 항목 10대 베스트 차량에 국산 차량은 하나도 없었다.
연비 효율성 만족도 항목에도 국산차는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비포장도로에서의 성능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기아의 쏘렌토가 10대 베스트 차량에 선정돼 체면치레를 했다.
한편 브레이크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선 현대 엑센트GT(국내명 베르나)가 워스트 15걸에 들어있다. 상위 15위 안에는 국산차의 이름이 없다. 최근 브레이크 전문업체 만도 인수전에 현대차가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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