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진이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연일 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시사회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제작진이 기획한 크라우드 펀딩은 시작 당일인 4월 25일 목표액인 5000만 원을 순식간에 달성했고, 4일 현재 17억 원이 모였다.
#‘조국 사태’ 다룬 첫 번째 영화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장관 사건을 다룬 첫 번째 영화다. 조 전 장관의 지명부터 취임, 사퇴에 이르는 기간 동안 검찰 공소장과 뉴스 기사, 극우와 진보 진영의 유튜버 영상 등을 통해 각인된 조국을 소환하는 작품이다.

‘그대가 조국’의 연출은 이승준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세월호를 다룬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처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연출자다. ‘달팽이의 별’부터 ‘그림자 꽃’까지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에 집중해왔던 감독은 이번엔 휴먼 장르에서 한 발 나아가 정치적인 이슈를 파고든다.
제작진은 영화를 기획하고 촬영, 제작하는 내내 그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조국 사태’가 여전히 민감한 이슈인 만큼 혹시 모를 잡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영으로 처음 공개됐다. 상영 장소인 전주돔의 객석 2100석이 거의 꽉 찰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최대 화제작이자, 최다 관객 동원 영화로 등극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준 감독은 “검찰과 언론,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은 분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며 “(조국 가족은) 많이 고통스러워했고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들의 고통에 대한 증명이자 근원에 대한 성찰”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 그리고 이들에 연루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기록하는 과정 역시 “고통스러웠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그대가 조국’을 통해 묻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검찰공화국인가”라는 물음이다. 관객에게도 묻는다. “검찰의 칼날이 그대(관객)에게 향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뜨거운 관심, 크라우드펀딩 17억 돌파
‘그대가 조국’ 제작진은 개봉을 앞두고 4월 25일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소액 모금)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다. 목표액은 5000만 원. 펀딩 시작 당일 목표치를 달성한 것은 물론 4일 현재 17억 원을 돌파했다. 펀딩 참가 인원도 3만 3000여 명을 넘었다. 이번 펀딩은 5월 15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최종 금액이 20억 원을 넘을 가능성도 크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열기다.
제작진이 크라우드펀딩을 계획한 이유는 상영관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극영화 등 상업영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영관 확보가 어려운 독립 다큐멘터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차원이다. 더욱이 관객 접근도가 높은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은 전부 대기업 계열사인 만큼 정치색이 짙은 영화에 대한 상영관 배정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해 제작진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후원금으로 개봉 전 최대한 여러 차례 시사회를 열고 작품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시사회를 통한 입소문 확산, 이를 활용한 향후 관객 동원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그대가 조국’ 제작진은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0만 관객 시사회’에 대한 바람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극장가 빅 시즌을 겨냥한 상업영화들이 사전 시사회를 통해 10만 관객을 끌어 모으는 시도는 빈번하지만, 독립 다큐멘터리가 이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일단 크라우드펀딩 성공으로 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이 증명돼, 향후 제작진의 전략이 통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언론 시사회는 영화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인 데다, 각종 리뷰와 반응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중요한 자리다. 제작진은 시사회 일정을 10일로 결정한 것에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않지만, 그 이유를 추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