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혈압이 높으면 뒷골이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환자만 증상을 호소한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뒷머리가 띵하다’ ‘어지럽다’ ‘쉽게 피로해진다’ 등이다. 합병증이 생긴 후라면 ‘몸이 붓는다’ ‘숨쉬기가 곤란하다’ ‘가슴이 아프다’ ‘두통이 오고 잘 안 보인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뇌혈관 합병증이 왔을 때는 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사실 혈압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고, 건강한 사람도 흥분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나면 높아질 수 있다.
안정 시에 측정한 혈압을 기준으로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성인은 150~160mmHg 이상일 때, 최저혈압(이완기 혈압)이 90~9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본다.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는 정상 혈압 기준치를 기존 120~129/80~84mmHg에서 120/80 미만으로 강화했다. 120~139/80~89 사이는 고혈압이 될 수 있는 ‘고혈압 전 단계’로 규정했다(1995년). 혈압이 129/84인 사람은 예전에는 ‘정상 혈압’에 속하지만 이 기준에 따르면 ‘고혈압 전 단계’로 분류된다.
부모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약 50%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있고,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70%의 위험이 있으므로 미리미리 신경 쓴다. 또 스트레스나 과로, 긴장, 불안으로 갑작스럽게 고혈압이 생길 수 있고 비만, 짠 음식, 흡연, 운동부족 등도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나머지 5% 정도는 다른 질병으로 인해 2차성으로 발생한다.
고혈압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방치하다가는 소리 없이 심각한 합병증을 만들기 때문이다. 두통이나 피로, 어지러움, 신경질, 불면증 등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혈압이 계속 조절되지 않으면 뇌졸중,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증,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의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당뇨가 있을 때는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역시 심혈관 질환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할까. 흔히 혈압약을 복용하다가도 증상이 없다고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양주영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마음대로 중단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부담이 커지고 뇌나 콩팥 등 중요한 장기가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약을 복용하다 혈압이 정상이 된 경우도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염분,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섭취뿐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도 적절히 조절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즉, 염분이나 지방, 칼로리는 적게 섭취하고 섬유소,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가까이한다. 다만 고혈압 외에 다른 질환이 있을 때는 식사요법이 달라지므로 전문영양사와 상담한다.
비만인 사람은 체중만 조절해도 혈압을 낮출 수 있으므로 살을 빼야 한다. 자신의 키에 알맞은 정상체중은 표준체중의 ±10%이다. 표준체중은 {키(cm)-100}×0.9로 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염분 섭취도 줄여야 한다. 염분 속 나트륨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부종, 심장질환의 요인이 된다. 나트륨을 줄이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하루 5g 정도로 염분 섭취를 제한한다(1g은 소금 1/3작은술 정도).
우선 가공식품이나 염장식품을 적게 먹는다. 양념은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보다는 식초 설탕 후추 고춧가루 겨자 등의 양념을 활용하거나 파 마늘 양파 생강 깻잎 파슬리 등의 향신채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 국물에도 염분이 많으므로 남기는 것이 좋고, 음식에 간을 많이 하기보다는 양념장을 만들어서 활용하면 염분을 적게 섭취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한 기름진 고기나 달걀노른자, 내장, 중국요리, 가공식품 등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견과류, 올리브유, 들기름 등이 좋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잡곡, 콩 등은 고루 먹으면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이들 식품에 많은 섬유소나 칼슘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술을 많이 마신다면 반드시 줄여야 한다. 음주량과 혈압은 비례하므로 알코올 섭취는 독약이다. 1회 섭취량을 1~2잔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양주영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이상임 일산병원 영양사
■ 짜게 먹지 않는다.
■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 걷기나 달리기, 수영 같은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한다.
■ 담배를 끊고 술은 줄인다.
■ 스트레스를 피한다.
■ 섬유질을 많이 섭취한다.
■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고 건강을 체크한다.
뇌졸중은 암, 심장병과 함께 우리나라 국민의 3대 사망 원인질환 가운데 하나다. 뇌졸중은 크게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 두 가지로 나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관의 부분 막힘 또는 완전막힘으로 뇌로 가는 피가 공급이 되지 못해 뇌 세포가 죽는 병이다. 출혈성 뇌졸중은 말 그대로 뇌출혈이 있는 경우로 큰 뇌혈관이 터질 수도 있고, 작은 뇌혈관이 터질 수도 있다. 큰 혈관이 터진 뇌출혈일 때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높아지면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위험 요소를 미리 알고 주의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아래의 15개 항목에서 해당되는 내용에 체크해 보자.
>>> 테스트 <<<
□ 조부모, 부모 중에 뇌졸중인 사람이 있다.
□ 과로, 수면부족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 혀가 굳어지고 현기증을 느낀 적이 있다.
□ 밤중에 추운 화장실에 가는 일이 많다.
□ 손발이 저리고 눈이 침침한 적이 있다.
□ 지방이 많은 식품을 즐겨 먹는다.
□ 짠 음식을 즐겨 먹는다.
□ 50세 이상이다.
□ 담배를 피운다.
□ 술을 좋아한다.
□ 비만이다.
□ 고혈압이 있다.
□ 당뇨병이 있다.
□ 고지혈증이 있다.
□ 안저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 결과 <<<
*0~2개 : 매우 건강하다
뇌졸중을 확인하기 위한 자가 진단에서 0~2개의 예라는 대답이 나온 사람이라면 과거 한방에서 말했던 ‘중풍’은 물론 현대의 뇌졸중에 대해서도 안전한 사람이다.
*3~5개 : 비교적 안전, 방심은 금물
3~5개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뇌졸중으로부터 안전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병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뇌혈관의 동맥경화 등의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6~10개 : 뇌졸중인지 확인해야
뇌졸중의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신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 보행장애 같은 흔한 증상부터 어지럼증, 시야장애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뇌졸중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이런 증상이 있는 데도 방치하다 뇌경색으로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6~10개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일상생활 중에 갑자기 팔, 다리, 얼굴 등 몸의 한 쪽 부분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거나,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한쪽 눈이나 양쪽 눈이 안 보이고, 몸의 균형을 잃거나 어지러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11~15개 : 반드시 전문병원에 가본다.
11개 이상에 ‘예’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뇌졸중 위험 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때로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또한 뇌졸중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응급 상황일 때는 늦어도 3시간 내에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인천성모병원 뇌신경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