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이를 지적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보온 상수’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홍 대표의 고도 전략”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홍 대표를 질타하는 분위기다. 여성 의원들은 “특정 학교를 언급하며 ‘계집애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명백한 여성 차별이자 비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장파 정태근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양상 중 하나가 젊은 사람들을 만나 심각한 막말을 했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이런 잘못된 말, 국민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 번만 더하면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대표를 향한 비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자 친박 진영도 곤혹스러워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10·26 보궐선거 직후 거세게 몰아쳤다 지금은 다소 주춤한 대표 교체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4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를 물밑 지원했던 친박 측은 내년 총선까지 현 체제가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만약 홍 대표가 중도 하차할 경우 ‘박근혜 조기 등판론’ 혹은 ‘외부 인사 영입론’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참패 책임론으로 교체설이 나돌던 홍 대표에게 다시 힘을 실어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차기 영순위’ 박 전 대표가 홍 대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적개편 논의는 잠잠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홍 대표가 구설에 오르면서 또 다시 사퇴 압박이 커지자 친박 의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참패한 지 며칠 됐다고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경청하는 자리에서 그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 그게 당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정말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