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n 한게임의 ‘맞고’와 넥슨의 카트라이더 캐릭터. | ||
nhn과 엠플레이는 그간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호 의결권이 제한되어 왔다. nhn이 엠플레이의 지분 30%를, 엠플레이가 nhn의 지분 5.28%를 가지고 있었다. 넥슨이 엠플레이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사실상 nhn과 넥슨이 서로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상호 지분소유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5일 nhn은 보유하고 있던 엠플레이의 주식 12만주를 모두 넥슨에 매각했다. 이로써 엠플레이는 넥슨이 지분 100%(넥슨 72%, 넥슨 대주주인 김정주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28%)를 소유하게 되었다.
nhn이 엠플레이의 지분을 매각하는 동시에 의결권 제한이 풀리면서 엠플레이의 nhn에 대한 의결권이 되살아났다. 외국계 투자자인 CRMC의 6.1%, 골드만삭스의 5.9%를 제외하면 이해진 전 대표(현 이사)의 5.36%에 이어 엠플레이가 5.28%로 실질적인 2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넥슨이 nhn의 대주주로 떠오르면서 넥슨과 nhn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hn은 지분구조가 취약해 경영권 위협에 처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해진 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3.29%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우호적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같은 시기 IT업계를 키워온 김정주 대표와 김범진 대표의 친분을 고려했을 때 우호적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증권사들은 nhn의 엠플레이 지분 매각 발표가 나오자 잇따라 리포트를 통해 nhn과 넥슨의 업무제휴를 통한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유화증권은 nhn의 중장기적인 투자매력 증대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17.6% 상향된 16만7천원으로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도 12.2% 상향된 17만5천원으로 조정했다.
nhn과 넥슨은 각각 성장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업무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T나 SK텔레콤이 포털에 진출하는 등 대형자본이 포털공략을 본격화하는 국면이라 이들 두 회사의 결합은 방어와 공격 두 가지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nhn의 경우 최근 게임시장이 다변화하면서 한게임이 가지고 있는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게임이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고 새로 내놓은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게임산업에서의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넥슨의 풍부한 게임개발 노하우를 기대해볼 만 하다. 각각 국내 게임시장 1, 2위를 달리는 게임포털을 보유하고 있는 두 회사가 공동사업을 벌일 경우 엔씨소프트를 능가할 수 있는 거대 게임사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넥슨의 경우도 새로운 유저 유치를 위해 포털사이트가 필요한 상황. 포털을 통하면 부가서비스를 유도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게임산업 환경이 다른 해외진출에 있어 넥슨과 nhn이 협력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nhn은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게임산업에 진출해 있고 일본에는 독립법인으로 커뮤니티와 게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현지의 대표적인 게임업체인 ‘큐큐닷컴’의 경우 유료서비스보다는 배너광고 등의 간접수입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단순히 게임사이트만으로 수익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포털사이트에 대한 트래픽을 늘려 자연스럽게 게임서비스와 연결시키도록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게임만 잘 만들면 유료화가 가능하지만 현지 업체의 아성이 만만치 않다. 일본업체와 표절시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게임업계의 현실로는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nhn은 넥슨과의 사업제휴설에 대해 “업계에서 제기하는 시나리오일 뿐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엠플레이의 주식을 매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자산의 처분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