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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5일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총선을 준비하는 비대위의 임무는 결국 ‘공천문제’가 핵심 사안이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예고되는 이상 한나라당 현직 의원 중 누구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엔 물론 친박계도 포함된다. 박 전 대표가 ‘친박계 해체’를 선언한 이상 ‘친박’이라고 해서 당의 주류로 살아남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 쇄신파와의 갈등 끝에 “재창당 이상의 쇄신을 하겠다”고 밝힌 박 전 대표로서도 친박계를 감싸안고 갈 명분이 부족하다. ‘친박’ 타이틀의 의원들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내쳐지게 된 ‘친박계’ 해체의 막전막후를 따라가 봤다.
“박근혜 전 대표가 언젠가는 당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었다. 또한 그때가 되면 친박계 의원들도 당의 운영에 공조하며 총선과 대선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친이계와의 계파 다툼에서 우린 항상 피해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만을 바라보며 때를 기다려왔다. 다선이 된 건 그만큼 지역구 관리를 열심히 해오고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는 것인데 나이와 선수를 이유로 불출마를 종용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개념 없는 주장 아닌가.”
영남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조만간 전개될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앞두고 이렇게 하소연했다. 친박계 내에서는 이번 비대위 구성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전면 등장에 대해 불만과 걱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한 듯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친박 해체 선언’ 이후 가장 불안해하는 이들은 이미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 바 있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이다. 이들 중엔 “반드시 공천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홍사덕 의원(6선)과 “국민을 감동시키는 공천은 선수나 나이를 잣대로 잘라내는 방식이 아니라 유권자에게 공천을 돌려주는 오픈프라이머리”라고 주장한 박종근 의원(4선)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총선 출마를 고집할 명분이 부족한 데다, 공천 탈락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에 적절한 때에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박 전 대표에게 내년 총선은 지난 10ㆍ26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받은 ‘생채기’ 정도가 아닌 대권 도전 가능 여부까지 가르게 할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박 전 대표는 친이·친박을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쇄신에 동의하고는 있으나 친박계들의 가장 큰 두려움 역시 공천이다. 중진의원들보다 고민이 깊은 이들은 현재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 3선 아래의 의원들이다. 당의 핵심세력으로 기득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내놓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박 전 대표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 이대로는 친박계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이들의 ‘2선 후퇴’를 결심하게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친박계 핵심의원으로 불리는 최경환 윤상현 의원은 ‘친박 2선 후퇴’와 ‘계파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최경환 의원은 “나도 당직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겠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대권을 향하고 있는데 무슨 계파, 무슨 계파 등 이런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고, 윤상현 의원 역시 “언론도 보도할 때 친박계니, 친이계니 이렇게 말하지 말아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친박계 내에서는 이미 ‘세력 분화’가 시작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당의 위기가 닥치기 전 이미 친박계 자체 내에서 ‘자중지란’이 엿보이는 정황들이 몇 차례 포착됐기 때문.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과정에서 ‘박심 개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기도 했던 유승민 의원이나 쇄신파에 일찌감치 합류한 구상찬 의원의 사례 등을 보면 친박계 내의 내분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즉, 비대위 출범이 ‘친박 해체’의 신호탄이 되었으나 이미 친박계 내에서 시작된 ‘자중지란’의 분위기가 결국 ‘친박 분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 측근은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표의 대리인 격으로 지도부에 입성했으나 종종 박 전 대표의 의중과는 다르게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많았다. 할 말은 하는 유 의원의 성향상 친박계가 안고 있는 소통 부재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 의원의 경우에도 쇄신파 내에서 박 전 대표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으나,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함께 언론 담당을 했던 이정현 의원에게 ‘밀려’ 본인의 살 길을 찾기 위해 쇄신파에 합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에 대해 구 의원 측은 “쇄신파 활동 이후 그런 말들이 나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 진영 의원 역시 지난해 “박 전 대표가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친박 안의 권력 투쟁에서 밀린 것”이라며 친박 탈퇴 선언을 한 바 있기도 하다.
이처럼 친박 최측근 그룹에서 ‘밀려나간’ 의원들도 있으나, 그동안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해온 이정현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맡아온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 타이틀을 내놓으며 친박 2선 후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미 지난해 7월 내년 총선에서 광주(서구 을)지역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이 의원은 향후 후미에서 ‘호남 민심관리’를 위해 애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의원과 함께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왔던 이학재 의원 역시 직책을 내려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대위 출범 뒤 다시 대변인과 비서실장 등으로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재창당 총체적 쇄신을 위해 박 전 대표가 냉정하게 거리를 둘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친박계 상당수는 당의 개혁과 쇄신 명분에 ‘떠밀리듯’ 내쳐지는 상황이어서, 향후 외부 이탈세력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당 외곽에서 친박 조직을 이끌어왔던 인사들 사이에선 “더 이상 박근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박스기사 참조). 다른 한편에서는 친박 해체 선언이 ‘헤쳐모여식 재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패배 이후 박 전 대표와 함께 와신상담 재기의 칼을 갈아 왔던 친박계. 그들은 이제 쇄신이라는 이름 앞에 이번에는 ‘주군’으로부터도 내쳐질 모진 운명 앞에 마주서고 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외곽의 ‘친박 정당’ 생존 활로는
“박근혜당 헤쳐모여!”
‘친박 해체’ 선언 이후 시선이 모아지는 또 다른 곳은 당 외곽에 있는 ‘친박 정당들’이다. 서청원 전 대표가 이끌고 있는 미래희망연대, 이규택 대표의 미래연합 등이 그것.
미래희망연대는 지난해 7월 한나라당과 합당 선언을 했으나 이후 미리희망연대의 증여세 미납 문제와 서 전 대표의 복권 등이 해결되지 않아 합당이 보류된 바 있다. 18대 총선 당시 공천 대가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2월 24일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된 서청원 전 대표 역시 지난 1년 동안 정치 행보를 하지 않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박 전 대표가 미래희망연대 측에 “총선 전에 한나라당과 합당할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재부상하고 있는 상황. 박 전 대표 측은 이 보도에 대해 부인했으나, 미래희망연대를 포함한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준비 중인 신당과 자유선진당 등 외곽 보수 세력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에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연합 이규택 대표 역시 당의 진로를 심각히 고민 중이다. 이 대표는 서청원 전 대표와 함께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를 창당했던 인사로, 이후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 합당 선언을 하자 “명문이 없다”며 이에 반발해 미래연합을 새로 만든 바 있다.
이규택 대표는 “총선 이전에 미래연합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야 할지 그 방향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 상황으로는 친박 정당이라고는 하나 미래희망연대와 미래연합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이름’에 기대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앞으로 양당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조]
“박근혜당 헤쳐모여!”
‘친박 해체’ 선언 이후 시선이 모아지는 또 다른 곳은 당 외곽에 있는 ‘친박 정당들’이다. 서청원 전 대표가 이끌고 있는 미래희망연대, 이규택 대표의 미래연합 등이 그것.
미래희망연대는 지난해 7월 한나라당과 합당 선언을 했으나 이후 미리희망연대의 증여세 미납 문제와 서 전 대표의 복권 등이 해결되지 않아 합당이 보류된 바 있다. 18대 총선 당시 공천 대가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2월 24일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된 서청원 전 대표 역시 지난 1년 동안 정치 행보를 하지 않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박 전 대표가 미래희망연대 측에 “총선 전에 한나라당과 합당할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재부상하고 있는 상황. 박 전 대표 측은 이 보도에 대해 부인했으나, 미래희망연대를 포함한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준비 중인 신당과 자유선진당 등 외곽 보수 세력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에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연합 이규택 대표 역시 당의 진로를 심각히 고민 중이다. 이 대표는 서청원 전 대표와 함께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를 창당했던 인사로, 이후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 합당 선언을 하자 “명문이 없다”며 이에 반발해 미래연합을 새로 만든 바 있다.
이규택 대표는 “총선 이전에 미래연합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야 할지 그 방향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 상황으로는 친박 정당이라고는 하나 미래희망연대와 미래연합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이름’에 기대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앞으로 양당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