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 다녀 온 뒤 확진” 중대본 조사…NCT드림 콘서트는 멤버 확진으로 취소
#K팝 시장, 다시 냉각기 접어드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기간에 아이러니하게도 K팝 시장은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온라인을 통해 K팝을 즐기는 전세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단 활동 및 하늘길이 막히며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공연은 열 수 없었다.
이런 갈증을 해소라도 하듯,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각 나라들도 빗장을 열며 K팝 그룹들의 월드투어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스타들도 연이어 확진되며 공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7월 말 그룹 NCT드림은 고척돔 공연을 취소했다. 멤버 마크에 이어 런쥔까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무대에 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대로 공연을 강행하면 ‘반쪽짜리’라는 팬들의 원성을 살 수 있고,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면 안전 불감증에 따른 질타 역시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소속사 입장에서는 부득이한 선택을 한 셈이다.
미국 투어 중인 또 다른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7월 3일 멤버 3명이 연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로 인해 일부 투어 일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대규모 인파를 모으는 가수 싸이의 ‘흠뻑쇼’가 도마에 올랐다. 싸이 공연의 특성 상 개인 사이의 거리두기 유지가 어렵고 함성은 계속된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공연 중 물을 뿌려 관객 모두 흠뻑 젖게 된다. 물에 젖은 마스크는 비말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공연 과정에서 물을 뿌리는 행위에 대한 금지 조항은 따로 없기 때문에 이를 강제하는 조치는 취하기 어렵다. 싸이 측은 결국 입장객에게 방수 및 비말 차단 마스크를 추가 지급하고 최대한 안전 지침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공연 직후 “‘흠뻑쇼’에 다녀 온 뒤 확진됐다”는 글이 소셜미디어(SNS)에 속속 올라왔다. 또한 공개된 몇몇 사진 속 관객들은 아예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다. 결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세부 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어떤 행위가 위험 요인이 될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흠뻑쇼’는 아직 대구, 부산 등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이 공연에 대한 중대본의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면, 다른 공연에도 도미노처럼 연쇄 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한 가요 관계자는 “2년이 넘는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공연업계는 고사 직전에 놓여 있었다. 가까스로 다시금 열린 공연 시장이 셧다운된다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면서도 “연일 증가하는 확진자 확산을 방치할 수만도 없다. 공연은 진행하되 좌석 띄어앉기와 함성 금지 등 적절한 선에서 강제되는 조치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가, 다시 방청객 막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맞물려 방송가에도 훈풍이 불었다.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비롯해 KBS 1TV ‘전국노래자랑’과 ‘열린음악회’ 등 방청객과 호흡하는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다시 객석을 채웠다. 무대 위 아티스트와 관객의 호응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였던 것을 고려할 때 양측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서도 잇단 확진자가 속출하며 방청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연이 특정 기간에 열리는 것과 달리, TV 프로그램 방청은 매주 진행되는 터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더 높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과 같은 전면 금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진뿐만 아니라 방청객에게도 예전과 같은 불편을 감수하라고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MBC는 2년 만에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며 참가 아이돌 그룹의 팬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취식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녹화가 장시간 이뤄지는 탓에 취식 금지 조치는 팬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제작진은 녹화 방청 중 개인적으로 퇴장해 취식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스타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도 계속되고 있다. KBS 2TV ‘1박2일’ 고정 출연자인 가수 김종민을 비롯해 방송인 장성규, 컬투 김태균 등이 확진되며 그들의 빈자리에 대타가 투입됐다. 가수 지코는 당초 7월 27일 새 앨범을 발표하며 컴백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정이 연기됐다.
영화 ‘외계+인 1부’는 최동훈 감독, 배우 김태리와 소지섭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예정된 무대 인사가 취소됐다. 또한 배우 한효주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넷플릭스 영화 ‘독전2’는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일일 확진자가 늘며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진 소식을 접하고 있다. 유명인이기 때문에 그들의 감염 소식이 더 큰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면서도 “방송가는 대부분 단체 업무를 보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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