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해외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딸 서연과 그런 딸을 위해 10년째 기러기 생활을 자처했다는 엄마 현정화. 딸 서연은 "엄마와 친하지 않은 것 같다. 엄마에 대해 30%만 알고 있다"고 고백한다.
심지어는 "탁구선수 현정화로서는 설명할 수 있지만 엄마 현정화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토로한다. 이에 현정화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놀람과 동시에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딸의 고민을 들은 오은영은 국경을 넘어 생활하고 있는 '초국적 모녀'의 유대감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모녀의 일상에 대해 묻는다.
이어 1년 중 함께 지내는 시간이 한 달 남짓밖에 안 된다는 현정화 모녀는 통화 역시 안부 인사만 전하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밝힌다. 현정화와 길게 통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냐는 질문에 딸 서연은 "딱히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며 "긴 통화가 오히려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덧붙인다.
이에 오은영은 "꼭 필요한 말만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거 같다"고 짚어낸다.
현정화는 서연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일명 '손이 안 가는 딸'이라며 서연의 고민과는 정반대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최근 서연이 진학 문제로 고민이 있을 때도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고 딸을 존중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연은 "엄마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진중한 고민 상담은 엄마한테 안 한다"고 말해 현정화를 당황케 했다.
이에 오은영은 "자녀에게 선택을 전적으로 맡기면 자녀는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을 하게 된다"고 우려를 전한다. 딸 서연은 오은영의 말에 강한 수긍을 보이며 "사소한 결정조차 혼자 하는 게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오은영은 "혼자 결정한 것이 잘못될까 걱정하는가"라고 물었고 서연은 "그렇다"고 답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낸다. 이에 오은영은 "현정화 모녀가 자기 통제력이 강하다"고 분석 "특히 딸 서연은 자기 통제력이 지나치다 못해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땐 본인의 통제를 벗어나 아예 포기해버리는 ALL 아니면 NONE"이라고 명쾌한 분석을 이어간다.
딸 서연은 엄마 따라 초등학교 때 탁구를 시작했지만 예선 탈락 후 바로 포기했던 때를 떠올리며 "탁구 했던 것을 후회한다, 인생의 흑역사"라고 고백해 '현정화 딸'이라서 포기했던 양궁, 댄스 등 진로 고민의 순간들을 털어놓는다. 딸의 속내를 전혀 모르고 있던 현정화는 놀랐고 딸 서연은 감추고 있던 엄마를 향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밝혀 현정화에게 연이은 충격을 안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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