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장삐쭈 원작 2.5억 뷰, tvN ‘군검사 도베르만’ 부조리 척결 초점…‘강철부대’ ‘군대스리가’ 군대 예능 진화
#세대를 초월한 뜨거운 콘텐츠
7월 방송을 시작한 KT스튜디오지니 웹드라마 ‘신병’은 스타 한 명 출연하지 않지만 요즘 세대를 초월해 가장 뜨거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330만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장삐쭈 작가의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원작의 누적 조회수는 무려 2억 5000만 뷰가 넘는다.
군대를 소재로 삼은 드라마는 꾸준히 제작됐다. tvN ‘푸른 거탑’을 비롯해 2021년에는 넷플릭스 ‘D.P.’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이제는 ‘신병’이다. ‘푸른 거탑’이 군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쳤다면, ‘D.P.’는 군무 이탈 체포조가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신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신병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병을 대상으로 한 신고식은 군대 내 오랜 전통이자 구태다. 그런데 ‘신병’은 여기에 여러 상상력을 덧댄다. 신병이 알고 보니 사단장의 아들이고, 또 다른 신병은 수시로 지휘관에게 ‘마음의 편지’를 써서 부대 분위기를 흐리는 소위 ‘폐급’ 병사다. 후임 신병이 너무 군대 생활에 잘 적응해 맞선임인 이등병이 당혹스러워 하는 에피소드를 보고 “내가 겪은 이야기”라고 공감을 보내는 이들이 적잖다.
군대 이야기의 중심에는 ‘부조리’가 있다. 이제 병사들이 휴대폰까지 쓸 수 있는 터라 “군대 좋아졌다”는 말이 만연하지만, 평소 지내던 곳을 떠나 장기간 새로운 환경에 놓인다는 것은 여전히 공포다. ‘D.P.’에서 탈영을 감행하는 이들 중 적잖은 이들은 군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서였다. 군대 무단이탈은 물론 잘못됐지만, 코를 곤다는 이유로 방독면을 씌어 잠 못 자게 하고 그 안에 물을 들이붓는다거나 무조건 괴롭히는 행위를 보며 마냥 그들을 비난할 수 없었던 이유다.
‘신병’도 마찬가지다. 선임이 후임을 시켜 또 다른 후임을 괴롭힌다거나, 신병들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캐묻는다.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엎드려뻗쳐!”를 외치며 얼차려를 부여한다. 올 상반기 방송돼 최고 시청률 10.1%를 기록한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역시 군검사들이 군대 내 부조리를 척결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공감할 만한 ‘갈등 구조’가 나와야 한다. 계급 사회인 군대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지시와 복종, 이런 과정 속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공간”이라면서 “게다가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를 경험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소재”라고 말했다.
#예능으로 확장되는 군대
군대 예능의 원조는 단연 ‘우정의 무대’다. ‘뽀빠이’ 이상용이 장기간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군부대를 돌며 군인들의 장기자랑을 엿보고, 몰래 아들을 찾아온 엄마와 아들이 상봉하는 ‘그리운 어머니’로 화룡점정을 했다.
이후 군대 예능은 리얼리티 관찰 예능 열풍 속에 새롭게 변주됐다. MBC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군대식 훈련을 받아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군부대에 입소해 일정 기간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훈련을 받아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만 군대 내 부조리는 배제한 채 긍정적인 모습을 강조한다며 미화 논란도 불거졌다.
2020년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에서 공개한 ‘가짜 사나이’ 시리즈는 이를 절묘하게 비틀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수부대 출신 교관들이 유명 유튜버 등에게 군대식 교육을 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콘텐츠는 각 시즌당 누적 조회수가 5000만 뷰에 육박했다.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되는 콘텐츠라는 특성을 십분 살려, 거친 표현과 욕설이 오갔다. 훈련 과정 중 실제 부상자가 발생하고 여러 논란이 불거지며 한때 방송이 일시 중단됐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띠기도 했다.
이후 ‘진짜 사나이’와 ‘가짜 사나이’의 장점을 적절히 버무린 군대 예능인 채널A ‘강철부대’가 등장했다. 특수부대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해병대수색대, 대테러 부대 707(제707특수임무단), 특수부대 UDT(해군특수전전단), 특수임무대 SDT(군사경찰특임대), 구조 부대 SSU(해난구조전대) 출신들이 참여해 ‘가장 강한 부대’를 가린다는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 같았다.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남자들이 몸과 몸으로 부딪히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tvN이 새로운 시도를 했다. 여성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예능과 접목시킨 ‘전설이 떴다 군대스리가’를 편성했다. 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군대 예능의 변주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예능을 만드는 제작진 입장에서 군대는 언제나 매력적인 카드다. 군대에 다녀오는 남성 외에도 그런 남성을 가족이나 연인으로 둔 여성들 역시 군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군대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춘 군대 예능 역시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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