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구색 갖췄지만 확실한 매출원 부족하고 경쟁자 늘어…“M&A 통한 매출 확대 초점 둘 것”
티맵모빌리티는 2020년 12월 기업가치 1조 원 수준으로 SK텔레콤에서 분사했다. 이후 2021년 4월 우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6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1개월 후 국내외 사모펀드에서 4000억 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며 기업 가치를 높였다. 1년여 후인 8월 KB국민은행에서 2000억 원 수준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이로써 티맵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는 총 2조 2000억 원으로 책정됐다. 티맵모빌리티는 오는 2025년까지 연 매출 6000억 원, 기업가치 4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해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 티맵모빌티리의 성적표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티맵모빌리티의 매출은 약 745억 원에 그쳤다. 게다가 400억 원대에 달하는 종업원 급여와 용역 원가 316억 원 등 영업비용만 약 1400억 원을 사용하면서 약 6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약 53억 원에 달했다. 물론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2배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에 따르면 2분기 티맵모빌리티 매출은 451억 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남은 3년 동안 올해 예상 연간 실적의 3배 이상을 벌어야 한다.
더딘 성장세의 원인 중 하나로는 주력 사업이던 택시 서비스를 우버에 내준 게 꼽힌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에서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으면서 우버와 택시 서비스를 위한 합작법인인 ‘우티’를 설립했다. 하지만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우버는 우티 서비스를 티맵모빌리티 등 지배기업과 협의 없이 운영할 수 있다. 8조 원에 달하는 택시 시장에서 당시 티맵 택시 가입 기사 수 20만 명을 보유했음에도 택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후 티맵모빌리티는 타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통해 모빌리티 B2C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주력 서비스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비롯해 택시, 대중교통, 주차, 대리운전, 전기차 충전, 퍼스널 모빌리티, 차량 관리 서비스 등을 티맵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티맵모빌리티 매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대리운전 정도다.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B2C 서비스에서 매출은 미미한 편이며 B2B 서비스가 여전히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2C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티맵 사용량을 늘렸다고 보기에도 애매하다. 티맵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올해로 21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티맵모빌리티는 이미 2900만 명이라는 탄탄한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분사 후 티맵 가입자 수는 지난해 3000만 명을 넘겼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맵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000만 명 정도로 분사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자들도 즐비해졌다는 점이다. 분사 후 티맵모빌리티는 줄곧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항마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자들이 상당하다. 앞서 상장을 통해 약 1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쏘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이미 2018년 이후 17개 이상의 모빌리티 관련 업체들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티맵모빌리티도 타 기업 인수를 위해 뭉칫돈을 더 풀 것으로 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미 지난해 5월 기업 간 중간물류(미들마일) 전문 스타트업 YLP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화물 시장(약 5조 2000억 원) 공략에 나선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YLP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티맵 플랫폼에서 전국구 실시간 단가 체계를 제공하고, 빠르고 안정적인 배차를 지원하고 있다. 5월 기준 티맵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가입자 수는 5만 2000명을 기록했다
또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초 서울 강남과 강북권을 운행하는 공항버스 기업인 ‘서울공항리무진’과 ‘공항리무진’ 두 곳을 200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전 두 기업의 합산 연 매출은 평균 4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6월에는 대리운전 관제 프로그램 기업 ‘로지소프트’ 지분 100%를 547억 원에 인수했다.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 관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다. 유선전화 기반 대리업체들의 콜을 다른 플랫폼에 전달하는 관제시스템이다. 대리운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0%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과 기업가치 목표뿐 아니라 2025년 상장까지 목표로 삼고 있기에 티맵모빌리티는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이미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거나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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