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과 저축? 한 마리만 노려라
저축성 보험은 보험의 보장 기능에 저축성 기능을 더한 상품을 말하는데, 규정상으로는 만기시에 낸 보험료보다 더 받는 상품을 저축성이라 부른다. 은행의 저축과 다른 점은 은행은 소비자가 납입한 전액을 부리하지만, 저축성 보험은 보험료에서 사업비용과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를 공제하고 부리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보험료에서 8%~15%를 차지한다. 바꾸어 말하면 저축성 보험은 은행의 정기적금보다 수익률이 8%~15%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수익률만으로 볼 때는 은행 적금을 따라 갈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같은 날 은행의 10년 만기 정기적금과 보험사의 저축성 보험에 월 50만 원씩 똑같이 나누어 들고 6000만 원을 납입하였다고 치자. 만기가 되어 은행에서 7751만 원(납입금 대비 129%)에서 이자소득세 등을 차감하고 7481만 원(납입금 대비 125%)을 받는다. 한편 보험사에서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돼 세금이 없이 6588만 원(납입보험료 대비 110%)을 받는다. 저축성 보험에서 덜 받는 이유는 은행에서 월 50만 원이 그대로 부리되었지만, 보험은 사업비 8%와 위험보험료 7%를 공제한 42만 5000원만이 저축보험료로 공시이율(연평균 5%)로 부리되었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은 말 그대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다. 은행의 정기적금과 비슷한 성격에 보험의 보장 기능은 구색만 맞춰 추가해 놓은 형태라서 보장성 보험에 비해 위험보장 기능은 미미하다. 고정금리인 은행의 정기적금과 달리 사업비, 영업이윤 등을 고려해 매월 금리(공시이율)가 새롭게 정해지는 것도 은행 적금과는 다른 점이다. 따라서 저축이 목적이라면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저축성 보험에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무리하게 금리를 높여가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 즉 자금 확보의 목적과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율을 제공하여 판매해도 실제적으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에서 챙기고 실제로 또 소비자들은 만기까지 가지 않고 중도에 해약하는 경우가 많아 해약익이 생겨 전체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보험사들은 ‘더 좋은 상품이 나왔다’고 현혹해 중도 해지와 계약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사례도 있다. 소비자는 이러한 판매방식을 가장 경계해야하는데 보험은 중도해지하게 되면 해약손이 발생하는 데다 또 다시 신계약비 등 사업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피해가 발생한다. 금융상품 가입은 보장이 목적이면 보험, 저축이 목적이면 적금, 투자가 목적이면 펀드 등 목적에 따라 분명하게 해야 한다. 현명한 사냥꾼이라면 총알 한 발로 정확히 한 마리 토끼만을 조준해서 쏴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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