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소속 상급단체 지역지부 체육대회 관련 공지에 내부서도 비판…노조 측 “조합원 아무도 참가 안해”
최근 일요신문은 사고 3일 뒤인 10월 18일 SPC의 한 노조에서 조합원에게 공지한 ‘달리기 출전 선수 모집’ 메시지를 입수했다. 10월 18일 한 노조 직원은 ‘전달사항이 있다’면서 ‘10월 27일 서울지역지부 체육대회 일정으로 남여 계주 5명씩 출전한다’면서 ‘각 팀별 선수 추천해달라. 공가로 빼드리겠다. 달리기 잘 뛰는 분 추천도 해달라. 지금 바로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다른 직원도 ‘팀장님 지시사항’이라고 전달했다.
그렇지만 SPC 노조는 결국 해당 체육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해당 노조 측은 구체적인 설명 대신 “체육대회에는 조합원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SPC 사측은 “노조 행사는 본사에서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체육대회는 조합원에게 선수 모집 메시지를 공지한 SPC 노조가 속한 상급단체의 서울지역지부 체육대회였다. SPC 노조는 결국 체육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고 3일 뒤에 이런 메시지를 공지한 것을 두고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SPC 노조 소속 직원 A 씨는 “사고 3일 뒤 메시지 보낸 것을 보고 제정신인가 경악했다”면서 “사고로 논란이 한창인데 저러고 있을 때인가 싶어 한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SPC는 사고뿐 아니라 사고 이후 대응도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사망한 작업장에서 사고 현장을 덮어놓고 계속 작업했다는 의혹과 장례식장에 SPC 빵을 보냈다는 것 때문에 입길에 올랐다. 이에 대해 SPC 내부에서는 억울하다는 반응도 있다.
SPC 직원 B 씨는 “물론 잘못한 일이다. 다만 SPL 공장은 축구장 약 20개를 합친 것만큼 굉장히 넓은 데다 별실로 분리돼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작업한 건 아니다. 직원을 너무 악마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 씨는 “장례식장에 보낸 빵도 SPC 직원이 상을 당하면 누구나 보내주는 품목이다. 나쁜 의도로 보낸 게 아니다. 물론 세심하지 못한 것은 맞다. 그럼에도 SPC에서 장례식장에 빵을 보내고 먹는 문화가 너무 자연스레 정착됐기 때문에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 악의적으로 못된 마음으로 보낸 게 아니란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이처럼 SPC 측 나름의 사정은 있지만 사고 3일 뒤 체육대회 계주 선수를 모집한다거나, 장례식장에 보낸 빵은 조금만 생각하면 사지 않았을 오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SPC 브랜드에 자주 갔지만 불매운동에 동참한다는 한 소비자는 “아무리 그래도 조금만 생각해봤다면 빵 공장에서 사망한 사람에게 빵 선물을 보낸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SPC 관계자는 “유가족이 슬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고인의 죽음에 대해 참담함을 느끼고 조사 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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