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폭·삼거리·비탈길에 대규모 인파 몰려 참사…관리 부재도 원인 지목
사고가 발생한 곳은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뒷길이다. 평소라면 문제가 없었을 정도의 폭이다. 하지만 수만 명이 모인 그날, 시민들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했다. 사고 발생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난 금요일(28일) 저녁부터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평소 몰려드는 인파를 수용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날 (핼러윈데이를 맞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일어난 장소 근처 편의점 근무자도 “매 주말 저녁시간대에 편의점에서 퇴근을 한다. 어제도 저녁 7시 정도에 사고가 난 곳을 지나쳤다”고 말했다. 그 역시 평소보다 유난히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행사, 축제가 있는 날이나 주말에도 그 시간대 사람이 많기는 하다. 그런데 어제는 그보다 2~3배는 많았다. 사고가 일어난 옆골목까지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부스들이 설치돼 혼잡했다. 그래서 평소 이용하던 길(이태원세계음식거리)을 통과하지 않고 대로변(이태원역이 위치한 큰길)으로 돌아서 갔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난 거리는 해밀톤 호텔 뒷길에 위치한 삼거리였다. 세 방향으로 진행하려는 인파가 한 데 모이면서 혼잡해지기 쉬운 구조였다. 특히 삼거리 가운데 피해가 컸던 곳으로 지목되는 길은 다른 두 길보다 폭이 좁은 데다 경사로로 이어져 있어, 쏟아져 나온 인력이 쓰러지면 하중이 그대로 경사로 아래에 위치한 사람에게 전달돼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도 사고가 확대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축제, 행사 등은 지자치 단체의 신고를 통해 참석 인원의 안전과 관련된 인력이 투입돼 관리된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는 대규모 인파를 모은 주체가 없다. 유흥을 즐기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규모 인력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앞서 10월 3일 진행된 여의도 불꽃 축제의 경우 몰려드는 100만 인구(이동통신 업계 추정치)를 분산하기 위해 가장 혼잡한 곳으로 예상되는 여의나루를 일정 시간 무정차 운행했다. 몰려드는 시민을 분산하기 위한 방법이다. 여기에 대규모 경찰, 소방 인력을 투입해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반면, 이태원 참사의 경우 인근 대중 교통의 통행을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사고를 우려해 투입된 경찰 인력도 200명 규모 수준이었다.
이태원참사의 충격은 상인들에게도 미쳤다. 이태원을 자주 방문한다는 30대 자영업자 김 아무개 씨는 “현장 근처에 친구들이 많았다. 클럽, 바 등 대부분 실내에 있었는데 그런 업장들에서도 사고 소식을 듣고 밤 12시가 넘어가면서 손님들을 내보내고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향후 이태원 거리가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현재로서 미지수다. 사고가 발생한 인근의 상인회는 30일 영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의 영업 계획도 정해진 것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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