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태왕사신기’ 이후 활동 중단, 2018년 키이스트 주식 매각…12년째 연기 중단 원빈 CF 활동은 여전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최고의 한류스타로 떠오른 배용준은 오랜 기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과 교류해왔다. 이미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공식적으로 은퇴 선언을 하진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감은 여전했지만 이제 그 교류의 문까지 닫혀 버렸다.
배용준의 마지막 공식 활동은 2007년 MBC TV 드라마 ‘태왕사신기’다. 물론 2011년에도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한 바 있지만 특별출연 형식이었다. 이미 당시 배용준은 배우보다는 키이스트를 이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가의 이미지가 강했고 ‘드림하이’는 키이스트가 제작한 드라마였다. 따라서 ‘드림하이’ 출연은 배우로서가 아닌 사업가로서 자신의 회사가 제작하는 드라마의 홍보를 위해 짧게 특별출연한 것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그렇게 오랜 기간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사업가의 면모만 보여줬던 배용준은 2018년 3월 자신의 키이스트 주식 1945만 5071주(25.12%)를 SM엔터테인먼트에게 넘기면서 사업가 행보도 중단했다. 당시 주식 판매액이 무려 500억여 원으로 알려졌다. 활동을 중단했을지라도 톱스타의 이미지를 유지하며 CF 모델 활동은 꾸준하게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고액의 CF 출연료를 받고 꾸준히 대중에게 노출되며 유명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배용준은 이미 CF 시장에서도 사라진 지 오래다.
공식적인 연예계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그나마 화제가 됐던 모임 참석 기사도 연예계 행사가 아닌 절친 박진영이 주도하는 한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그 역시 2018년의 일이다.
게다가 현재 해외 체류 중이다. 2015년 7월 박수진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은 배용준은 현재 가족과 함께 미국 하와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연예인에게 굳이 은퇴 선언은 필요 없다. 자연스레 연예계를 떠나 지내다가 수십 년 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대형 물의에 휘말려 은퇴를 선언하는 연예인도 있지만 본인 의지의 은퇴가 아닌, 대중에게 외면 받으며 반강제적으로 하는 은퇴 선언이다.
연예인은 제작진이 불러줘야 일을 할 수 있는 직업 특성상 인기가 서서히 떨어지면서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또한 결혼이나 사업 등의 이유로 자연스레 연예계 활동을 접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배용준은 이미 사업을 위해 2007년 무렵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사업가로 지내왔고, 이제는 사업까지 중단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상태로 보인다. 이번 공식 홈페이지 운영 중단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그렇다고 굳이 은퇴라는 의미를 강조할 이유는 없다. 물론 현재 시점에선 연예계 활동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지만 당장 내년이라도 다시 활동을 재개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기 때문이다. 영화계와 드라마계는 여전히 배용준이 출연 의사만 밝히면 매우 반길 분위기다. 물론 공백이 매우 길어질 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 연예계를 떠나 있던 여느 연예인들처럼 10~20년 뒤 배용준이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만날 수도 있다.
한편 배용준 은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함께 주목 받는 스타가 한 명 있다. 바로 원빈이다. 원빈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 이후 12년째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배용준과 함께 언제쯤 연기 활동을 재개할지가 관심사였던 스타다.
배용준이 최고의 한류 스타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연기 활동을 중단한 것처럼 원빈 역시 최정상의 자리에서 돌연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원빈은 200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마더’로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받고 이듬해 ‘아저씨’로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연기력과 흥행력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달고 최고의 자리로 날아 오른 상태였다. 그런데 그 후 공백이 무려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원빈은 여전히 대중 곁에 있다.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큰 사랑을 받는 연예인들도 많은데 원빈은 연기 활동뿐 아니라 방송 등 다른 영역의 연예계 활동도 전면 중단했으며 시상식 등 공식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CF 시장에서는 여전히 잘나간다. 최근에도 새로운 CF가 공개되는 등 CF 시장에서는 매우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연예계 활동은 중단하고 톱스타 이미지만 유지하며 CF 시장에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사실 원빈과 함께 아내 이나영도 상당 기간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CF 시장에서만 왕성히 활동했었다. 그렇지만 2018년 영화 ‘뷰티풀 데이즈’와 2019년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연이어 선보이며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지금은 다시 3년 정도 연기 활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현재 시점에선 그리 공백이 긴 편은 아니다.
김태희 역시 활동 간격이 매우 넓다. 2020년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 출연해 아직 활동 공백이 2년여밖에 안 되지만 그 이전 작품은 2015년 SBS 드라마 ‘용팔이’였다. 2013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3년, 다시 5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보니 이번 공백기는 2년에서 얼마나 더 길어질지 아직 가늠할 수 없다. 다만 김태희 역시 CF 시장에서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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