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상무, 병역 문제 걸려 ‘한국 국적’ 취득 2024년 이후 될 가능성 높아
롯데그룹은 지난 15일 롯데지주를 포함,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승진자 명단에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보도 ‘보’자를 떼고 상무로 진급하며 이름을 올렸다. 신유열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 부장으로 입사한 뒤 이렇다 할 활동이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상무보로 임명되면서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신유열 상무가 경영 보폭을 넓히자 한국 내의 경영 참여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현실적으로 일본 국적인 신유열 상무가 현재 한국에서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국적인 상태로 한국 롯데에서 경영수업을 발빠르게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도 이중국적을 유지한 채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발령나면서 국내에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은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선택했고 이듬해인 1997년 신 회장은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일관계가 악화하거나 일본 내의 사건·망언 등으로 반일감정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대되기도 한다. 롯데는 꾸준히 '일본기업이냐 한국기업이냐' 논란에 휘말리고 있으며 불매운동 대상에 번번이 포함돼왔다. 한국 국적으로서 신동빈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애썼고 직접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국적인 신유열 상무가 롯데케미칼 사업보고서상 한국명을 사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가 현재 그룹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한국명 사용이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향후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되고 그룹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수합병(M&A)에 수차례 참여 경험이 있는 한 법조계 인사는 “일본 국적이지만 한국명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롯데그룹은 오너 회장의 장남이 일본 국적이라면 반일정서와 불매운동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유열 상무가 결국엔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금으로선 병역 문제가 걸려 있다. 우리나라는 만 38세까지 병역의무가 있다. 1986년 생인 신유열 상무의 나이는 만 36세. 신유열 상무가 병역을 피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때는 2024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병역 회피에 대한 의혹과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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