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걸그룹 전성시대, 해외에선 K드라마 주목…연말 달군 이승기-소속사 분쟁 해 넘겨 이어질 듯
#뉴진스: ‘걸그룹 전성시대’ 활짝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던 K팝 그룹의 지형도가 올해는 걸그룹으로 이동했다. 그 중심에는 5인조 신인 뉴진스가 있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가 내놓은 뉴진스는 올해 가요계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8월 데뷔하자마자 ‘어텐션’, ‘하이프 보이’로 동시 히트를 기록하면서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12월 19일 발표한 신곡 ‘디토’ 역시 발표 당일 멜론, 벅스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 1위를 싹쓸이했다. 연이은 흥행으로 2022년 연예계 돌풍의 주역임을 증명한 동시에 멤버들의 군 입대로 향후 2년간 공백이 예상된 BTS의 빈자리를 메울 뉴 페이스로 꼽히고 있다.
K팝 걸그룹의 활약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구글코리아가 12월 8일 발표한 ‘2022년 한국 트렌드 검색어’ 차트 가운데 ‘K팝 아티스트 부문’에서 여자 아이돌 그룹은 어느 때보다 강세를 보였다. 뉴진스가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장원영(아이브 멤버) △르세라핌 △아이브 △아이브 안유진 △르세라핌 카즈하 △뉴진스 민지가 뒤를 이었다. 모두 걸그룹이거나 걸그룹 멤버들이다. 뉴진스와 양대산맥을 형성한 아이브 역시 올해 발표한 두 장의 앨범으로 데뷔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걸그룹 덕분에 올해 K팝 음반의 연간 수출액도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K팝 누적 음반 수출액은 2억 1569만 8000달러(약 2821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2억 285만 달러(약 2889억 원)에 육박한 수치로 12월치 집계를 더하면 최고 기록이 가능하다.
#이정재: K스타·콘텐츠의 저력
한국 배우가 글로벌 무대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일도 ‘흔한 풍경’이 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는 아시아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뿐 아니라 미국배우조합상 남자배우상도 차지했다.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준 ‘오징어 게임’이 시즌2 제작을 공식화한 가운데, 그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가능성을 증명한 드라마는 꾸준히 이어졌다. 10대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글로벌 1위에 올라 3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김혜수 주연의 ‘소년심판’,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이야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주목받았다.
이들 작품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 힘입어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지금의 환경이 2023년에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OTT에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까지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양적 팽창이 질적 팽창까지 담보하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2023년 K콘텐츠의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빈·손예진: 스타들의 깜짝 결혼 발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한 덕분인지 올해는 빅스타들의 결혼이 잇따랐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만나 실제 연인이 된 현빈·손예진이 3월 웨딩마치를 울렸고, 배우 공효진과 10살 연하의 가수 케빈 오가 10월 미국 뉴욕에서 결혼했다. 피겨 스타 김연아 역시 다섯 살 연하의 팝페라 가수 고우림과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렸다.
공개 연애를 선언하자마자 결혼으로 ‘직행’하는 것도 톱스타 결혼의 새로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공효진은 올해 4월 케빈 오와의 교제 사실을 알리고 불과 4개월 뒤에 결혼을 전격 발표했다. 김연아 역시 7월 열애 사실을 공개하며 10월 결혼 계획을 함께 알렸다. 불필요한 시선과 소문을 의식해 최대한 조용하게 사랑을 키우다가, 결혼을 결심한 직후 연인 사이를 알리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스타 커플의 결혼만큼이나 2세 탄생도 화제를 뿌렸다. 손예진은 11월 말 득남했다. 박신혜 역시 동료 연기자 최태준과 올해 1월 백년가약을 맺고, 5월 득남해 엄마가 됐다. 2세까지 낳은 스타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현빈은 2023년 1월 내놓을 영화 ‘교섭’의 제작 보고회 자리에서 “가정의 가장으로,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맡은 일들을 잘해나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승기: 소속사 vs 연예인 분쟁 가열
2022년 연말 연예계 빅 이슈는 가수 이승기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의 분쟁이다. 논란은 해를 넘겨 2023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논란은 이승기가 데뷔 이후 무려 18년 동안 음반 수익금 정산을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양측의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이승기는 음반 수익금뿐 아니라 광고 출연료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12월 22일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전·현직 임원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했다. 앞서 이승기가 주장한 음반 수익금 미정산 금액은 약 100억 원. 이승기는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최근 정산 받은 약 50억 원을 변호사 비용만 제하고 전액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걸그룹 ‘이달의소녀’ 주축 멤버인 츄가 팀에서 돌연 퇴출당해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소속사는 츄가 그룹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폭언’과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반면 츄는 전속 계약서 중 정산 부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 임원 등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그룹 오메가엑스의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마동석: '범죄도시2' 코로나 날린 시원한 한방
올해는 2년간 계속된 극장가 ‘한파’가 한풀 꺾인 시기이기도 하다. ‘겨울왕국2’에 이어 햇수로 3년 만에 1000만 흥행작도 탄생했다. 5월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는 움츠러들었던 관객들의 보복 소비 심리 등에 힘입어 1269만 명을 동원에 성공했다. 악랄한 악당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형사의 활약이 관객에게 ‘사이다 쾌감’을 선사한 덕분이다.
마동석이 주연과 제작을 맡은 ‘범죄도시2’의 1000만 흥행에 힘입어 한국 영화의 프랜차이즈 시리즈 시도는 더욱 활발하기 이뤄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산: 용의 출현’(726만 명)과 ‘마녀2’(280만 명)가 ‘범죄도시2’와 더불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범죄도시’는 이미 3편 촬영을 마쳤고, 현재 4편 촬영을 진행 중이다. 류승완 감독의 1341만 흥행작 ‘베테랑’ 역시 현재 2편 촬영에 한창이다. 황정민 등 1편의 흥행 주역이 그대로 뭉쳤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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