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홀로코스트 전문 임용환 다크가이드와 함께 참혹한 학살이 발생했던 캄보디아 킬링필드에 발을 들인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여전히 곳곳에 남겨진 그날의 흔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감정은 물론 최소한의 인간성조차 말살당한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어오던 보파나와 시타의 이야기는 씁쓸함을 더한다.
그중에서도 남들의 눈을 피해 몰래 주고받던 연인의 애틋한 편지가 다크 투어리스트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우리의 삶은 '헤어지는 삶'"이라고 표현한 보파나의 편지는 물론 혼자 남겨진 그녀를 향한 사랑이 느껴지는 시타의 편지에 감탄하던 박나래는 "걸리면 둘 다 끌려간다"며 조마조마한 심정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그녀의 걱정대로 크메르 루주에게 관계가 발각된 보파나와 시타는 악명 높은 S-21 수용소로 끌려가게 됐다고. 이에 누구에게도 허락받지 못한 위태로운 사랑을 나눴던 두 남녀가 과연 그곳에서 어떤 결말을 맞았을지 이들의 최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보나파와 시타가 수감된 S-21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성인 생존자가 단 7명에 불과하다고 해 그곳의 열악함을 짐작게 한다. 수용소 곳곳에 포착된 고문의 흔적을 비롯해 실제 생존자의 증언까지 들은 장동민이 "정말 사람이 아니다"라며 분노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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