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곡점마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 제시해 왔던 최재천 석좌교수와 이정동 교수. 두 석학이 2023년 새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질문'이다.
질문은 단 한번 던져진 채로 끝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진화하며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 질문은 무엇으로부터 탄생하고 어떻게 진화하는가.
좋은 리더는 질문을 진화시킨다. 인류의 발달을 견인해 온 최초의 질문. 그것은 분명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었으나 그 뒤에 있었던 것은 선구자의 예언이나 특출한 천재의 영감이 아니었다.
이정동 교수는 최초의 질문이란 결코 단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질문을 던지고, 조합하고, 비틀고, 수정하는 진화의 과정. 그 과정에서 비로소 사소한 질문들은 꿈틀거리며 최초의 질문으로 바뀌어 나간다고 강조한다.
좋은 리더란 질문을 진화시키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끊임없이 독려하는 존재다. 세계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가 질문을 진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넷플릭스의 첫 시작은 DVD 우편 배송 서비스였다. '원하는 DVD를 직접 배송해주면 어떨까?' 그 첫 질문에서 점차 진화해가며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에게도 질문을 진화시킨 리더는 존재한다. 임윤찬, 손열음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배출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총장. 그는 지난 30년간 세계 예술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온 한예종이 진화의 순간을 마주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질문의 진화는 어디에서 시작할까. 진화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생물학적으로 99%의 유사성을 갖는 인간과 침팬지가 이토록 다른 집단으로 진화한 것은 오로지 인류만이 자기 경험을 수없이 축적하고 공유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질문의 진화는 바로 이 축적된 경험과 사유에서 출발한다.
인류는 출발선을 들고 다니는 존재다. 전 세대의 경험을 전수받고 한 집단의 성취가 다른 집단으로 이첩되는 것. 그것은 오로지 인류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다. 귀퉁이에서 던져진 질문이 전 인류의 출발선을 움직이고 질문의 진화를 통해 또 한 번 인류를 전진시킨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진화의 출발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실리콘밸리라는 좋은 토양을 만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한국 IT기업 '스윗'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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