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옆집 부자를 만나러 달려간 곳은 경기도 평택의 한 식당으로 건물 지하에 꼭꼭 숨어 있지만 늘 맛객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뼈다귀로 높게 쌓은 탑이 시선을 끄는 일명 '뼈 탑 감자탕'이 이 집의 주인공인데 감자탕 단일 메뉴로 연 매출 5억을 올리고 있다. 박안숙 사장(65)은 30년 전 남편과 함께 월 매출 1억의 대형 볼링장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볼링장에 큰불이 나면서 여섯 식구의 꿈도 산산조각이 나버렸단다.
충격에 빠져 매일 술에 의지하는 남편 대신 공사장 일용직부터 식당 일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고 평소 손맛이 좋았던 안숙 씨는 친정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시던 뼈다귀 감자탕을 메뉴로 한 식당을 오픈했지만 아파트 상가 지하에 자리한 탓에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했다.
이에 식당을 그만둘 고민까지 했다는 주인장에게 아이디어를 보탠 사람이 있었으니 아들 현철 씨다. 4남매를 위해 헌신해온 어머니를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에 뛰어든 현철 씨는 밤낮으로 홍보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유난히 살이 많고 커다란 뼈를 쌓아 올린 뼈 탑 감자탕을 완성했다.
SNS를 통해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 눈길과 발길 끌어 모으는데 성공하며 열악한 위치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해냈단다. 식감이 부드럽고 살이 많은 목뼈만을 사용한다는 안숙 씨의 감자탕.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맛을 완성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뼈 고기의 누린내와 잡내를 잡는 것이었다.
초벌 방법부터 삶는 시간까지 수없이 많은 연구 끝에 얻은 방법은 바로 약재 삼총사다. 1차로 삶아내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비법 양념에 함초와 강황, 상황버섯을 갈아 넣어 잡내 잡고 영양까지 잡으며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감자탕을 완성했다. 4남매를 위해 억척같이 버티며 옆집 부자 반열에 올랐다는 박안숙 씨의 비밀 노트를 파헤쳐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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