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내대표 “이재명, 박근혜 수갑 채우자 해놓고…자신 수사는 정치 탄압 항변”
주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우리 정당들은 언행이 불일치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다르다. 양당 공히 이런 현상이 있지만, 특히 민주당에서 두드러진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5년 동안 민주당이 내로남불의 역사를 써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정권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번에는 ‘국민을 받들 능력과 자질 없는 결격자를 단호히 레드카드로 퇴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다.
재정 부문에서는 “2015년 9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GDP 대비 40%를 깨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집권 후에는 40% 기준의 근거가 뭐냐며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재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서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초래했다.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46.9%에 달했다”고 전했다.
입법 부문에서는 “테러방지법은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인권을 침해하는 악법 중의 악법으로 규정하고 무려 38명이 9일간이나 필리버스터까지 하였다. 집권 후에 다수당이 되고도 한 조문 고치지 않았다. 필리버스터까지 한 악법을 오히려 여당이 된 2020년 9월에는 감염병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도 테러 행위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개정안까지도 냈다. 반대로 여당일 때는 아무 관심이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혹은 감옥에 보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는 중에 민주당 정부는 자신들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다. 검찰이 이 일로 문재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마저 기소로 앙갚음했다’고 말을 바꿨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조차 정치 탄압이라고 항변한다.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지킬지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민주화를 이루어낸 공이 지대한 정당이다. 민주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이자 핵심 자산이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겠나.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 조작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울산시장 선거에도 직접 개입했다. 민주주의의 꽃을 이렇게 짓밟고도 어떻게 민주라는 말을 쓸 수가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은 의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 2012년에 여야 합의로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되면서 국회는 의사결정의 원리로서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합의를 우선하는 시대로 옮겨갔다. 하지만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장 탈당이나 다른 정당과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두고두고 의회민주주의 파괴한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 특히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해서 양향자 의원을 내치고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후에 법사위로 보낸 사건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꼼수는 이것 말고도 여섯 차례나 더 반복됐다. 이러고도 어떻게 선진화법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나”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시키고 있다. 정치는 ‘믿을 신’자 한 자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나머지 천 마디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우리 국회가 ‘신’을 회복하는 것이 저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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