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코리안 리서치, 게임트릭스 등 게임의 순위를 매기는 여러 사이트 중 랭키닷컴 한 곳에서만 그것도 사용시간 기준으로 1위를 한 것이라 넥슨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넥슨은 아직도 월 방문자 수에서 1900만 명으로 부동의 1위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2000년 11월 서비스 개시 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넷마블이 2004년 4월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게임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대기업들이 게임업계에 뛰어들었으나 줄줄이 실패를 거듭하고 물러난 터라 CJ의 성공은 대기업의 게임사업 진출에 대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넷마블이 게임포털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한 1등 공신은 지난해부터 오픈베타(무료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서든어택’. 서든어택은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시점 슈팅 게임) 장르로 구분되는데, 이 장르에는 PC방에서 유명한 ‘스페셜 포스’,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있다.
기존 FPS 게임이 섬세한 그래픽과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마니아성의 게임인데 반해, 서든 어택은 FPS 게임이면서도 캐주얼 게임처럼 짧은 시간을 이용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동시접속자 8만 명 이상으로 대박 게임으로 가는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넷마블은 서든어택 외에도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한 ‘바닐라캣’, ‘건즈온라인’ 등의 게임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쟁 게임포털인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의 연속적인 히트로 게임포털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2004년 6월 발표한 카트라이더는 회원 수 1000만 명을 넘어서고 2005년 3월부터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치고 PC방 게임 순위 1위를 줄곧 차지할 정도로 히트작이 되었다. 게임은 무료이지만, 아이템 판매로 월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편 랭키닷컴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한 NHN의 ‘한게임’은 지난해 발표한 신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0억 원을 넘게 들여 발표한 ‘아크로드’와 ‘건스터’가 더 이상의 유저를 끌어당기지 못해 업계에서는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NHN이 사업능력은 뛰어나지만 개발능력은 아직 부족하지 않냐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2000년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넷마블은 2004년 4월 CJ그룹에 매각됐다. CJ인터넷 쪽에선 최근의 성공을 넷마블 인수 뒤 2004년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구상하고 2005년에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간 CJ인터넷은 개발보다는 퍼블리싱(게임의 유통) 위주의 사업을 벌여왔다. 개발은 개발전문업체에 맡기고 CJ인터넷은 넷마블에 이를 올리고 PR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넷마블은 다른 게임포털에 비해 퍼블리싱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고 월 매출 5억∼10억 원대의 게임을 여러 개 퍼블리싱해 리스크를 분산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히고 있다.
올해 CJ인터넷은 올해 ‘바닐라캣’, ‘슈퍼슈퍼’를 개시하고 3월에 캐주얼 야구게임인 ‘마구마구’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퍼블리싱을 통해 게임포털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또 그간 수익모델이 된 퍼블리싱 외에도 지난해 8월 설립한 게임스튜디오를 통해 자체적인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100여 명의 개발인력이 1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올해 말 자체 개발 게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계열사인 CJ미디어가 게임전문 케이블채널을 올해 오픈할 예정이어서 CJ인터넷의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 게임 ‘제라’를 2월 출시하고 마케팅과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무협MMORPG인 ‘구룡쟁패’ 같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계속 만들어 틈새시장을 넓힘으로써 사용자를 늘릴 예정이다. 또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올해 투자를 늘리고 해외 진출을 더 확대한다고 한다. 벤처로 시작해 게임포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넥슨과 이를 넘보는 대기업 CJ인터넷이 올해 어떤 승부를 펼칠지 흥미를 더하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