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고…다음 정권으로?
현재까지 우리금융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우리금융에 관심 없다”고 밝히면서 매각하는 측이 혼란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매각이 아닌 KB금융과 합병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민유성 티스톤파트너스 회장 또한 “정부의 매각 방안을 보니 합병에 무게를 둔 것 같다”고 피력한 바 있다.
문제는 합병이 진정한 민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합병 형태로 진행한다면 최대주주인 예보의 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지만 전부 매각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금융 매각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합병한다면 예보가 비록 지분율은 있지만 주주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서를 써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이 인사는 또 “비록 확약서를 써준다 해도 앞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훗날 주총에서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나선다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우리금융의 발전을 위한 민영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지만 속으로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에 더 급급해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KB금융과 합병 형태는 당초 약속한 바, 바라던 바와 배치된다.
게다가 “우리금융에 관심 없다”고 한 어윤대 회장은 지난 1일 KB금융과 합병 문제에 대해 “우리금융과 합병을 연구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금융노조를 비롯해 곳곳에서 우리금융 매각을 반대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우리금융 매각 추진을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임기 말에 큰일을 벌이지 않으려 하는 게 금융권의 속성 중 하나”라며 우리금융 매각의 성사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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