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맛집 블로그 캡처.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서울 대학로에서 음식점 창업을 하게 된 A 씨. 초보 창업자였지만 실력 있는 전문가에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 완벽하게 기술을 전수받아 자신 있게 창업에 나섰다. 경쟁력 있는 맛과 서비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등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었지만 아쉬운 점은 골목 안에 위치한 점포 입지였다. 그는 자리를 잡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 창업과 동시에 적극적인 블로그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마음먹었다.
“골목 안 점포지만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점포인데, 초기에 자리 잡지 못하면 성공이 힘들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6개월 정도는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결정했습니다.”
A 씨는 전문 업체에 의뢰, 한 달 평균 2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본격적으로 점포 알리기에 나섰다. 점포가 해당 지역 맛집을 검색한 결과에서 상위에 등장하면서 이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욱 신경을 쓰면서 점포에 대한 평가는 더욱 좋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도적 마케팅 블로그와 순수한 손님들의 후기가 담겨진 블로그 등 인터넷에 자신의 점포와 관련된 긍정적인 내용이 더욱 늘어났고, 매출도 덩달아 상승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창업 1년에 접어든 지금 A 씨의 점포는 안정적인 매출은 물론, 해당 상권의 대표적 맛집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A 씨는 “지금도 손님이 좀 뜸하다 싶으면 블로그 마케팅을 실시합니다. 그러면 매출이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증가하지요. 무엇보다 초창기에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마케팅을 실시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화장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B 씨도 블로그 운영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그는 본사에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화장품 관련 블로그를 개설했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점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장을 운영하면서 바쁘지 않은 여유시간을 활용해 그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소개는 물론, 자신이 직접 만든 인테리어 소품,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소소한 에피소드 등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다양한 지역에서 상품 구입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친절한 응대를 통해 판매까지 이뤄지면서 블로그를 통한 매출만 월 100만 원을 넘어섰다.
B 씨는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는 것보다는 손님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 주문 후에는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물품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만족도가 높아지면 좋은 후기가 올라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도 발생되는 것이 블로그 마케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블로그 마케팅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출장으로 여수 지역을 방문하게 된 C 씨.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괜찮은 음식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그는 스마트폰을 열고 정보 검색에 돌입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 헤매던 그는 문득 평소 관심 있게 들여다보았던 맛집 블로그가 떠올랐다.
C 씨는 어렵지 않게 해당 블로거가 ‘강추’(강력하게 추천하는) 음식점을 찾아낸 그는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추천 메뉴를 주문한 다음 느긋한 마음으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웬걸, 첫술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형편없었다. 실망을 넘어 분노한 C 씨는 해당 맛집 블로그는 물론 음식점 홈페이지까지 방문해 “제대로 하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C 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허탈하고 속이 쓰린 마음에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D 씨는 블로그 마케팅과 관련한 씁쓸한 추억이 있다. 장사가 잘 되지 않던 그는 전화로 홍보효과가 쏠쏠하다며 블로그 마케팅을 권유받았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홍보에 나선 것이다. 마케팅을 실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을 보고 찾아왔다는 손님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손님들이 점포에 있지 않은 메뉴를 찾거나 ‘블로그에 나와 있는 가격과 다르다’ ‘서비스가 부족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
손님들의 얘기에 의아했던 D 씨는 인터넷을 검색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의 가게를 소개하는 블로그 일부에 다른 음식점의 메뉴가 올라와 있는가 하면 6000원 음식을 5000원에 먹었다고 되어 있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던 것. 심지어는 같은 사진을 여러 명의 블로거가 사용해 돈을 주고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 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황당한 마음에 해당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이후 수정되어 올라온 블로그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D 씨는 “블로그 마케팅으로 매출 상승은커녕 다녀간 손님을 통해 좋지 않은 글이 올라오면서 오히려 이미지만 더 나빠진 것 같다”며 하소연을 했다.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유 아무개 씨는 “상업적 블로거들이 증가하면서 네티즌의 눈길도 상당히 예리해졌다. ‘누구를 만나서 우연히 들렀는데 괜찮은 집을 발견했다’는 글은 이제 누가 봐도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며 “무분별한 홍보보다는 제대로 준비를 갖춘 상황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 블로거를 통해서, 정직한 내용을 알리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