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취재 결과, 천공은 수제자였던 지공을 상대로 1월 13일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소송 소가(소송물 가액)는 3300만 원이다. 민사소송 변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천공은 1월 4일 한국저작권위원회를 상대로 지공의 저작권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행정소송 소가는 2억 원이다. 행정소송 첫 변론기일은 오는 5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지공이 지난해 5월 천공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자, 천공이 이에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관련기사 [단독] "내 저작물로 돈벌이" '윤석열 부부 조언자' 천공 피소 내막). 지공은 자신이 창작한 '구도(求道)의 여정'을 천공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정법시대 강연에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구도의 여정'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장편 시다. A4용지로는 94쪽에 달한다.
천공은 민사소송 소장을 통해 오히려 지공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창작한 '구도의 여정'을 지공이 임의로 저작권 등록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천공은 자신이 2005~2007년 저작권을 등록한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에 대해서도 지공이 지난해 저작권을 등록했다며 저작권 한 건당 1000만 원 상당을 손해배상 금액으로 청구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 대해 천공의 법률대리인은 3월 21일 일요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제3자(지공)가 저작권을 등록하면서 우리(천공)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그걸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말소시켜달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공은 지난해 5월 천공을 경찰에 고소한 이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장편 시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 저작권을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세 장편 시는 2005년~2007년 천공이 이미 저작권을 등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공은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도 분명히 내가 창작했다. 천공은 글도 모른다. 글자 한번 끄적거리지 않은 천공이 남의 글을 가져가서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천공은 '구도의 여정'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 모두 자신이 강의했던 내용이고 저작권 역시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2005년 '민족의 대서사시'와 '여인의 길' 저작권을 천공 이름으로 대신 등록한 사람이 지공이었고, 당시 저작권 공표사실 확인서에 지공이 서명날인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천공의 법률대리인은 민사소송 소장에서 "지공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도의 여정'에 대해선 (2005년 당시)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았다"며 "2007년경 지공이 '구도의 여정'에 대해 저작권자로 등록한 사실을 최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도의 여정'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의 저작권 등록자와 등록일은 혼재돼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등록정보에 따르면 지공은 '구도의 여정' 저작권을 2007년 1월 18일 등록했다. 지공과 천공이 갈라선 이후다. '민족의 대서사시' '여인의 길' '교시' 저작권 등록자는 천공이다. '민족의 대서사시'와 '여인의 길' 저작권 등록일은 2005년 6월 17일. 천공과 지공이 함께 활동했을 때다. '교시'는 저작권 등록일이 2007년 1월 30일로 '구도의 여정'보다도 늦다.
지공은 3월 22일 일요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민족의 대서사시'와 '여인의 길'은 천공이 본인 이름으로 등록해달라고 해서 등록해줬다"며 "천공이 본인이 교주니깐 체면을 봐 달라고 해서 해동신선도 도반들 공부시키는 데 쓰는 조건에서 저작권을 등록해줬다. 그때는 해동신선도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신적인 존재인 천공의 말을 거절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