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출신 손태승 전 회장 사람들은 쇠락”…우리금융 “학연 염두에 둔 것 아냐”
우리금융그룹은 24일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임종룡 신임 대표이사 회장을 최종 선임했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전인 지난 7일 우리금융지주 및 자회사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우리금융은 “임종룡 신임 회장의 취임에 앞서 새로운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하는 지주, 은행, 계열 금융회사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했다”며 “임종룡 회장은 취임 전이지만 지난해 말 이후 미뤄 온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해 조기에 경영 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했다”고 밝혔다.
먼저 지주 내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을 11개에서 9개로 줄였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도 약 20%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을 폐지했으며, 지주 부문장에 본부장급 인사 2명을 발탁했다. 우리은행도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총 18명 중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핵심 경영진으로 연세대 출신들이 대거 발탁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이 연세대 출신이라 학연 중심으로 단행한 인사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새 경영진은 부문장 8명, 준법감시인 1명으로 총 9명이다. 이성욱 재무부문장(부사장),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상무), 이해광 경영지원부문장(본부장)이 연세대 출신이며, 브랜드부문장(부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방송사 출신 A 씨도 연세대 출신이다.
A 씨는 우리금융 부사장 겸 우리은행 부행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A 씨에 대해 내부적으로 인사 공문이 뜨지는 않았다. 우리금융의 재무책임자인 재무부문장, 미래 먹거리 발굴 및 ESG 경영을 관리할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인사를 담당하는 경영지원부문장 등 핵심 임원이 모두 임종룡 회장과 같은 연세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우리금융지주 경영진 9명 중 8명이 교체됐지만 이성욱 재무부문장만 유일하게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정연기 중소기업그룹장, 류형진 외환그룹장이 연세대 출신이다. 우리금융지주에서 브랜드부문장으로 내정됐다고 알려진 연세대 출신 A 씨가 우리은행의 브랜드홍보그룹장을 겸임한다고 전해졌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전략 등 핵심 부서장에도 연세대 출신들이 대거 발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학연 중심 인사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그룹으로 오면서 연대 출신이 급부상한 것 같다”며 “성균관대 출신 손태승 전 회장 사람들 다 축출하고, 지주 부사장도 인사 담당도 모두 연대 출신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태승 전 회장 당시 있었던 실력 있는 사람들이 바뀌는 걸 보고 요직으로 가기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며 “회장 임기 3년이 끝나면 요직도 바뀌니까 별로 욕심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쇄신은커녕 연대 출신들의 자리 나눠먹기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전 회장은 성균관대 출신으로 이번 인사에서 성균관대 출신 4명은 모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는 “내부에서 임원이 될 수 있는 자질 등을 따지는 규정이나 평가 기준들이 있을 텐데 이번 인사 개편이 실력이나 내부적인 평가를 통해 됐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임종룡 회장 본인도 그렇게 뽑히지 않았고, 새로 선임된 경영진에 연세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뽑혔다면 임 회장과 관련 있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간사는 “임기도 다 안 끝난 사람들이 사표를 쓰는 등 말 그대로 물갈이를 하고 있는데 공정하게 인사 개편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임 회장에게 어떤 기준으로 공정하게 인사개편을 했는지 제시하라고 하면 말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개편에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올해 1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었지만 임종룡 회장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했다. 임기가 9개월가량 남은 우리은행 부행장 2명도 퇴임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나 부서장은 물론 지점장 인사까지 회장 의견이 반영되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며 “특히 핵심 부서들은 회장 확인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같은 학교 출신들이 핵심 인사로 발탁된 것에 대해 임 회장의 출신 대학과 완전히 연관이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와 은행 그리고 자회사 대표들까지 임원 이상급이 수십 명인데 그 중 연대 출신은 몇 안 된다”며 “연대 출신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임원 분들 중에 타 대학 출신도 많은데 그중 연대 출신이 한두 명 더 많다고 해서 이 대학 출신이 많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이분들이 능력이 없는데 연대 출신이라고 뽑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고 전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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