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SMR 국가산단 유치…세계 원전수출시장 선점 기대
- 대기업 등 225곳 입주 원해…취업유발 효과 2만2779명, 생산유발 효과 6조7357억원
- 착공 목표 2026년…경주시 "행정절차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 집중할 것"
[일요신문] "SMR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경북 경주시가 첨단 과학산업도시로 한 걸음 더 나가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단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인데, 경주가 역사문화도시 기반 위에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경주시는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사업비 3966억원을 들여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에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게 된다.
SMR 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이다.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사업인 것이다.
- 글로벌 원전시장 새로운 먹거리 '소형모듈원자로'(SMR)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300MW이하의 발전용량으로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모듈형 구성을 통해 경제성을 높인 소형 원자로이다. 수소생산, 해양,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발전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초기 투자비가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자금회수도 빠르며, 기술발전에 따라 경량화와 발전용량 증가도 가능하다. 지난 2021년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목표로 조성했고, 경주시는 이를 실현한 'SMR 국가산단' 조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SMR 국가산단이 차세대 원전의 주요 부품과 기기 모듈의 생산 시설로 많은 고용창출을 통한 실질적 경제효과 있을 것이라 판단해 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산업단지 유치를 선택한 것이다.
- 225개 기업 입주수요 확보…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거버넌스 구축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균형발전과 차별화된 강소도시 육성을 위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경주시는 지난해 10월 제안서를 제출하고 현장실사, 전문가 종합평가, 산업입지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쳤다. 특히 신규 국가산업단지 평가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으로 알려진 입주수요 확보를 위해 전국 관련 기업을 대상해 홍보에 나서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 275만㎡의 입주수요 면적을 확보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개 기관과 차세대 발전시스템 '초임계 CO2 발전 기술' 업무협약, 10월에는 포항공과대와 한수원 등 6개 기관과 '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대형해운사 HMM, 장금상선 등 9개 기관과 '원자력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업무협약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SMR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연계…SMR 핵심 기술개발‧수출 교두보 확보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 일원에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가 2030년까지 조성된다. 시는 SMR 연구개발 및 생산 국가혁신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통합형 제조와 미래 혁신원자력산업 플랫폼을 차별화해 산업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과 연계해 소형모듈원자로 제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통해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거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단지에는 원자력‧전력산업,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연관 29개 업종이 입주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점망된다. 최근 경주시의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MR국가산단으로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73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410억원, 취업유발효과 5399명이다. 산단 조성 후 가동 시에는 생산유발효과 6조7357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 2779명에 달한다. 경주는 6기의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에 현재 건설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중수로 해체기술원과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명실상부한 원자력 산업 메카도시로 발돋움 할 것이다.
- 속도감 있는 후속조치…지역 혁신성장 도모
국가산단 지정과 가동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파급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빠르게 나타나기 위해서는 국가산단 지정과 가동까지 시간을 당겨야 한다. 향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등의 행정절차도 필요하다.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산단 후보지 관련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범정부 추진단 Kick-off 회의를 가졌다.
먼저 시는 올 상반기 LH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자 선정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한 후 내년도 상반기 까지 예비타당성 신청을 비롯해 입주기업 유치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어 산업단지 신청‧승인 후 2026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모든 행정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기업들의 입주 완료를 포함한 총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이나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행정절차 이행을 최단 기간에 완료해 조기 조성하겠다는 각오이다.
시 관계자는 "입주 근로자들이 지역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립형 자립고 유치, 안락한 주거단지 등 정주여건 조성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낙영 시장은 경주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이튿날인 지난달 16일부터 체코 트레비치시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이번 방문은 원전 6기를 보유한 도시의 시장이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태기 위해 추진됐다.
주낙영 시장은 "SMR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향후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역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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