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과 MBN 오디션 스핀오프 격돌 벌이는 사이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조용한 돌풍
이런 흐름을 주도한 서혜진 군단이 TV조선을 떠나 독립 프로덕션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해 MBN과 손을 잡으면서 종합편성채널 일일 시청률 순위 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의 대격돌이 그리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다시 TV조선 전성시대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MBN은 4월 4일 ‘불타는 트롯맨’ 스핀오프 예능인 ‘불타는 장미단’의 첫 방송을 시작했다. ‘불타는 트롯맨’으로 화요일만큼은 종합편성채널 일일 시청률 순위 1위 자리를 지켜온 만큼 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4월 4일 첫 방송에서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불타는 장미단’은 TV조선의 ‘화요일은 밤이 좋아’(3.8%)를 압도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4월 11일에도 5.2%와 4.3%로 ‘불타는 장미단’이 앞섰다. 그런데 일주일 뒤인 18일 빨간불이 들어왔다. ‘불타는 장미단’과 ‘화요일은 밤이 좋아’가 4.7%로 공동 1위로 균형을 맞춘 것. 25일 다시 4.9%와 3.3%로 시청률을 벌리며 ‘불타는 장미단’이 앞서갔지만 5월 2일에는 4.4%에 그치며 5.3%를 기록한 ‘화요일은 밤이 좋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4월 18일부터 또 다른 스핀오프 예능인 ‘장미꽃 필 무렵’도 ‘불타는 장미단’ 바로 앞인 화요일 밤 9시 10분에 편성했지만 4월 18일 2.0%, 25일 2.3%, 5월 2일 1.9%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MBN은 5월 9일 ‘불타는 장미단’ 대신 ‘불타는 트롯맨 서울 콘서트’를 편성하며 분위기 변화를 시도했으나, 시청률은 3.5%에 그쳤다. ‘불타는 트롯맨 서울 콘서트’는 5.9%를 기록한 ‘화요일은 밤이 좋아’에 더 큰 시청률 격차를 보이며 일일 시청률 순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이런 흐름은 5월 16일에도 이어져 ‘불타는 장미단’은 3.4%에 그치며 5.3%를 기록한 ‘화요일은 밤이 좋아’에 또 밀렸다. ‘불타는 장미단’ 방송 이전까지 화요일의 주인이던 ‘화요일은 밤이 좋아’가 다시 제자리를 되찾아 가는 분위기다.
TV조선과 MBN이 대격돌을 벌이는 사이 JTBC가 조용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요일에는 JTBC ‘최강야구’가 기존 월요일 최강자 TV조선 ‘조선의 사랑꾼’과 격차를 서서히 줄여가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의 강세가 뚜렷하다. 수요일에는 ‘나쁜엄마’가 TV조선 ‘트랄랄라 브라더스’를 압도하는 상황이고 목요일에는 TV조선 ‘미스터로또’가 1위에 등극은 했지만 ‘나쁜엄마’와 1% 이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금요일은 두드러지는 예능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TV조선 뉴스9’가 1위를 달리고 있으며 TV조선 ‘5인의 영웅 탄생기’가 바로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주말에는 JTBC가 절대 강자다. 지금은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 ‘대행사’ ‘신성한, 이혼’으로 이어온 JTBC 토일드라마 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6월 17일 방영 예정인 후속작인 이준호, 임윤아 주연의 ‘킹더랜드’도 기대치가 높다.
만약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의 대격돌이 엄청난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종영했다면 두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예능을 중심으로 종합편성채널 일일 시청률 순위가 결정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두 오디션 프로그램이 모두 별다른 화제를 유발하지 못한 채 종영하면서 스핀오프 예능의 인기도 시들한 상황이다.
일주일 가운데 화요일만큼은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고자 했던 MBN은 ‘불타는 장미단’이 5.6%로 시작한 뒤 시청률이 거듭 하락해 3.4%까지 내려온 상황을 감내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당혹스러운 방송사는 TV조선일 수도 있다. 수요일에 편성된 ‘트랄랄라 브라더스’의 시청률이 5월 3일 첫 회에서 4.7%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10일 2회에선 4.5%로 더 내려갔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만들어 낸 ‘목요일만큼은 TV조선이 절대 강자’라는 흐름을 이어가야 하는 ‘미스터로또’가 5월 11일 첫 회에서 8.6%의 높은 시청률을 얻어내긴 했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기존 목요일 편성 오디션 프로그램 스핀오프 예능은 대부분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가 워낙 높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6부작 위주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예능 프로그램보다 호흡이 짧다. 인기 드라마가 나오기도 하지만 종영하고 새 드라마가 시작되며 높았던 시청률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토일드라마에선 JTBC가 최근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수목드라마까진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나쁜엄마’가 종영하면 ‘미스터트롯2’의 스핀오프 예능인 ‘트랄랄라 브라더스’와 ‘미스터로또’의 시청률이 일정 부분 상승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아무래도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성공 사례처럼 확실한 스타를 발굴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송가에선 서혜진 군단의 손을 잡은 MBN이 TV조선의 독주를 막아서는 데 실패했지만 거된 JTBC 드라마의 강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물론 최근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JTBC는 고정적으로 수목드라마를 편성하지는 않았다. 예능과 수목드라마를 번갈아 가며 편성하고 있는데 예능은 아무래도 TV조선에 밀리는 분위기다. 다만 토일드라마 시장에서 거듭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JTBC가 ‘나쁜엄마’의 성공 이후 수목드라마에 더 힘을 실어주기 시작하면 종합편성채널 일일 시청률 순위표가 계속 요동을 칠 수도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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