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최근 공개행보를 보여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신문 DB |
이전 공동대표는 지난 11일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5월 4일 전국운영위 이후) 내가 화형당했구나. 이제는 다시 무엇인가 기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 거구나. 이런 판단을 했다”며 당시 심경을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경기동부에 관해서 몰랐다는 기존의 주장을 번복하고 “제가 당 대표를 했는데 왜 그런 말을 안 들어 봤겠습니까”라고 말했고 ‘경기동부의 얼굴 마담’이라는 주장에 관해 “당 대표로 일하면서 제 견해가 있더라도 오래전부터 당에서 일해 온 분들과 늘 의논을 했다”고 일부 시인했다. 또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관해 “두 의원도 같이 화형대에 끌려갔다. 그 분들의 멍에를 벗겨드릴 의무가 저에게는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말하는 등 시종일관 구당권파를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렇듯 전 공동대표가 갑자기 공개행보를 보이는 까닭에는 구당권파의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구당권파 측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자리를 신당권파에 내주더라도 50% 이상 중앙위원과 상당한 지역의 지역위원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옛 민주노동당 출신의 황 아무개 구의원은 “모바일 투표가 박빙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관건은 주말 현장투표(7월 13일)가 될 텐데 접전 지역에서 동원 경선을 위한 렌트카 예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당원이 많은 지방 대도시에서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기기를 들고 다니며 투표를 종용하는 이른바 ‘태블릿떼기’도 등장했다고 한다. 신당권파인 혁신비대위 지지자들 역시 찍지 말아야 할 후보 리스트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등 선거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퇴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이 전 공동대표의 대선 출마설은 통합진보당이 최소 5%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자신들의 지분을 배경으로 정치적 딜을 추진할 계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왜 대표직을 사퇴했느냐. 부정선거와 폭력사태 때문 아닌가. 이게 국민들에게 충분히 해명되기도 전에 스스로 약속한 침묵을 깨고 나온 것을 어떻게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며 “연대를 하더라도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협상테이블에 앉지 못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인터뷰를 읽고 시쳇말로 멘붕(멘탈붕괴)이다.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이 전 공동대표의 주제넘은 등장은 정계복귀의 실낱같은 가능성마저도 날려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