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신작 개봉…흥행 검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성수기 막바지 컴백
톱5 안에는 300만 관객 이상 동원한 영화들만 이름을 올렸는데 ‘범죄도시3’를 제외하면 모두 외화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럼덩크’가 2·3위,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4위, 디즈니의 ‘아바타: 물의 길’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상반기 극장가를 분석해보면 예년 대비 한국 영화 흥행력은 약해졌고 마블과 디즈니는 그나마 이름값을 했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이 신흥 강자로 급부상한 분위기다.
곧 2023년 하반기가 시작된다. 하반기 흥행 성적표의 상당 부분은 여름 성수기에 판가름 난다. 그만큼 대작들이 대거 개봉한다. 이미 한국 영화 개봉 예정작은 ‘마동석이 불지핀 극장가 다음 승자는? 한국 영화 여름대전 프리뷰’ 기사를 통해 소개했고, 이번엔 외화다.
마동석의 주먹에 눌린 외화의 반격은 6월 28일 개봉하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시작된다. 루카스필름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5번째 작품이다. 루카스필름이 월트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이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도 디즈니의 일원이 됐다.
‘모험’을 소재로 한 영화의 대명사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5편인 이번 영화는 1969년을 배경으로 전설적인 모험가이자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분) 앞에 대녀 헬레나(피비 월러-브리지 분)와 오랜 숙적 위르겐 폴러(매즈 미켈슨 분) 세력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인디아나 존스는 이들과 쫓고 쫓기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데 이번 목표는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운명의 다이얼’을 찾는 것이다. 이번에도 전세계가 모험의 무대가 된다.
아무리 전설적인 명작의 귀환일지라도 여전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극장가에서 통할지는 의문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1~3편이 1982년과 1985년, 그리고 1989년에 개봉한 대표적인 1980년대 영화다. 20년여 뒤인 2008년에 4편이 개봉했는데 당시에도 한국 극장가에서 411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선보이긴 했다.
문제는 5편이 다시 15년 만에 개봉한다는 점이다. 30대 후반에 처음 인디아나 존스 역할을 맡았던 해리슨 포드는 어느덧 81세가 됐다. 아무리 디에이징(De-aging) 기술이 발달했다고 할지라도 과연 통할까. 게다가 ‘인디아나 존스’에 열광하던 세대도 이제 극장가의 주요 타깃 연령층이 아니다. 그럼에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여전히 이름값을 이어갈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도 35년 만에 돌아온 ‘탑건: 매버릭’이 최고 흥행작이었다.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해리슨 포드는 ‘시대의 히어로’라는 찬사를 받았다.
7월 12일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그 기세를 이어간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7편으로 1편이 1996년에 개봉했음을 감안하면 역시 오래된 시리즈다. 다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달리 ‘미션 임파서블’은 2000년, 2006년, 2011년, 2015년, 2018년에 2~6편이 연이어 개봉하며 3~6년에 한 편씩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와 연속성이 유지되면서 다양한 세대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3편이 512만 명을 기록한 이후 4편 750만 명, 5편 6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전편인 6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도 65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말 그대로 스테디셀러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최첨단 첩보기관 IMF가 미국 정부로부터 해체 통보를 받고 정체불명의 테러조직 ‘신디케이트’가 본격적인 IMF 전멸 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가 뿔뿔이 흩어진 팀원들을 모아 신디케이트와 맞서 불가능한 미션을 이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4년에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TWO’가 개봉할 예정이다.
7월 초중순 극장가를 대작 외화들이 개봉해 극장가가 달궈지면 ‘극성수기’인 7말8초에 한국 대작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7월 26일 ‘밀수’를 시작으로 일주일 뒤인 8월 2일에는 ‘비공식작전’과 ‘더 문’이 개봉하고 아직 개봉일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8월에 개봉한다.
8월 중순까지 한국 대작 영화들의 치열한 흥행 대결이 이어지고 나면 8월 15일 ‘오펜하이머’가 개봉한다. ‘오펜하이머’는 흥행이 검증된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인터스텔라’로 국내에서도 1000만 관객 감독의 반열에 오른 놀란 감독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 ‘테넷’ 등의 영화로 고정 팬 층이 두텁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2023년 최고의 외화 기대작 가운데 한 편이다.
아직 8월 14일까지 극장가에서 최고의 흥행을 이어가며 ‘오펜하이머’와 맞대결을 펼칠 상대가 어떤 영화가 될지는 알 수 없다. 2022년 ‘탑건: 매버릭’처럼 6월에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이때까지 최강자일 수 있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엄청난 흥행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외화 열풍이 비교적 일찍 시들해지고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이 엄청난 흥행 기록을 작성해가며 ‘오펜하이머’와 정면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는 8월 15일은 광복절로 여름 성수기의 마지막 절정기다. 세 편의 대작 외화와 4편의 대작 한국 영화가 벌이는 2023년 여름 극장가 흥행 대격돌의 승자는 과연 어느 영화일지, 선택은 이제 관객들의 몫이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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