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생활 정보는 물론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은 이제 별로 새롭지도 않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붙들고 기도를 할 수 있는 앱까지 등장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무료로 제공되는 ‘액받이 무녀 - 달의 기도’는 스마트폰으로 소위 ‘액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해당 앱에 등장하는 무녀는 나쁜 기운인 ‘액’을 대신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가상 인물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최초 실행 시 이름과 생일, 생시, 성별 등을 입력한다. 이후 화면에 등장하는 화면 속 무녀를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문지르면 된다.
이때 화면 속 무녀가 천천히 반복적으로 합장을 하며 액운을 받아들인다는 설정이다. 개발사 측은 액운의 정도에 따라 기도를 반복해야 하며, 평안한 음악을 함께 들으면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30초 정도 문지르면 ‘액받이 무녀’가 알 듯 모를 듯한 충고도 해준다. 가령 ‘넘어짐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거나 ‘해가 뜨기 전에 가장 어둡다’ 등이다. 이후 몇 번을 더 반복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등 그럴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액받이 무녀’는 단순히 흥미 위주라고 하기에는 전반적인 진행이 진지해서 경건함마저 들 정도다. 해당 개발사는 실제 무속인의 자문을 얻어 제작한 스마트폰 부적 앱을 유료로 따로 판매할 정도로 무속신앙 상품화에 열심이다.
단순히 미신에 기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 이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면 그것으로도 존재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어차피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스마트폰으로 기도를 하는 것이나 거액의 복채를 주고 무속인을 찾아가는 것이나 모두 똑같이 부질없는 행동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