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전 위원장. |
지난 한 주 지지율 추이의 핵심은 단연 안철수 원장이었다. 지난 7월 23~24일 KBS와 미디어리서치가 전국 유권자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대선기획 3차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2.2%)에서 안 원장은 24.6%로 박 전 위원장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조사(18.6%)에 비해 6%의 지지율 상승을 보인 안 원장은 박 전 위원장과의 격차도 17.6%P에서 12.5%P로 줄였다.
이 같은 결과는 7월 19일 대담집 출간에 이어 23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는 등 잇따른 대선 행보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TV 토크 프로그램 출연 후 안 원장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4일 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가 전국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3.46%)에서 안 원장은 36.3%를 기록하며 박 전 위원장(40.9%)과 4.6%P 차이로 접전을 나타냈다. 심지어 지난 7월 25일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RDD방식, 신뢰도 95%, 오차범위 ±2.5%)에서 안 원장(31.7%)은 오차범위 내에서 박 전 위원장(29.8%)을 앞질렀다. 다자대결에서 박 전 위원장이 안 원장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은 대선 후보 조사 실시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동안 ‘안풍’을 경계해 오던 정치권은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얍삽한 정치놀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 원장이 자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과 아직 안 원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무당파인 안 원장이 박 전 위원장의 지지층을 흡수한 결과로 나타났다. 안 원장에 대한 근본적인 지지기반을 분석한 결과 현실정치, 정당정치에 실망한 30~40대 중도층이 대거 안 원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는 숨어있던 ‘관심층’이 지지층으로 진화하며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윤희웅 실장은 “그동안 안 원장 관심층이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이 지지부진하자 잠시 박 전 위원장 지지 세력이 됐다가, 최근 안 원장이 활동을 재개하자 확실한 지지층으로 옮겨왔다”고 설명했다. 또 윤 실장은 “5.16 관련 발언 등 박 전 위원장이 부정적 이미지를 드러낸 것도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에 한몫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안 원장의 지지층이 얼마나 견고한 것이냐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 왔던 ‘안철수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이에 대해 “안 원장 지지 세력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점이 중요하다. 대중들은 민주통합당 경선 최종 후보와 안 원장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정권교체가 가능하단 기대를 갖고 있다”며 단순 지지율 상승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