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위원장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의 수상한 행적이 대선정국을 달구는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출처=박근혜 홈페이지 |
전북 익산 출신인 서 변호사는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41회)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31기)을 수료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에 정치적 성향도 강했지만 서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2004년 12월 박 회장과 16세 나이를 극복하고 결혼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법률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났다. 서 변호사는 결혼 이듬해(2005년) 아들을 출산한 뒤 2006년부터 활발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3월 가죽 가공업체인 ‘신우’ 사외이사를 시작으로 2007년 CNH 감사, 2008년 KMAC 사외이사, 인선ENT 법률고문 등을 역임했다. 2008년 4월에는 남편과 동생들을 각각 이사와 감사, 자신을 대표이사로 한 경영컨설팅 회사 피에스앤피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더욱 보폭을 넓혔다.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고(4월), 의혹이 일고 있는 삼화저축은행과 법률자문 계약(4월)도 맺었다. 캐피탈익스프레스 운영위원(7월)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12월)도 맡았다. <주원> 공동대표로 활동할 당시 서 변호사는 1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IDT 매각자문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서 변호사의 활약 덕분에 당시 중소 로펌이었던 <주원>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2009년 3분기 기업 인수·합병 법률자문 부문에서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서울지부 고문(2월), 코오롱 법률고문(4월), 동부티에스블랙펄 사외이사(5월), 한국건설자원협회 법률고문(5월) 등을 지내면서 활동영역을 확대했다.
2011년 4월에는 이건개 변호사와 결별해 법무법인 <새빛>을 새롭게 단장했고, 미주제강과 법률고문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법무법인 <새빛>에는 서 변호사를 포함한 대표변호사 3명, 국내 변호사 23명, 외국 변호사 2명, 회계사 1명 등이 소속돼 있다.
▲ 박지만-서향희 결혼 당시 모습. 사진출처=박근혜 홈페이지 |
박 전 위원장이 서 변호사를 각별히 챙기고 있다는 점도 ‘박근혜 후광’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박 전 위원장은 2004년 동생 부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서향희 변호사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라며 애틋 감정을 표했다. 또한 2005년 9월 서 변호사가 아들 세현 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는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전 위원장의 각별한 ‘올케 챙기기’는 ‘후광’ 논란을 넘어 대선정국을 달구는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 변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수상한 행보가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 전 위원장을 괴롭히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권은 서 변호사의 수상한 행적을 문제 삼으면서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삼화저축은행에 박지만, 서향희 씨 부부가 관계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에 로비스트 박태규 씨가 개입됐다고 하면 박 전 위원장과도 얘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제 추측”이라며 서 변호사 의혹 건을 박 전 위원장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들도 박 전 위원장 측이 대선을 앞두고 ‘친인척 관리’ 내지는 ‘주변 정리’ 차원에서 서 변호사의 출국을 권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서 변호사는 저축은행 비리 건을 비롯해 수상한 행적으로 갖가지 구설에 오르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 측이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서 변호사를 미리 외국으로 빼돌린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 변호사의 홍콩행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조짐이 일자 박 전 위원장의 측근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서 변호사는 내달 중순경에 귀국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혹 확산을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의 말대로 서 변호사가 내달 중순에 귀국해 홍콩행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해소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서 변호사의 외국 체류가 장기화될 경우 그의 행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 변호사가 조기에 귀국하더라도 저축은행 사건 연루 의혹 등 그를 매개로 한 여야 대선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는 융단폭격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전 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래저래 박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서 변호사가 대세론을 흔드는 걸림돌로 부상한 셈이다.
과연 박 전 위원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서 변호사가 무르익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그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