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을 놓고 대치 정국을 벌이고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민생 현안은 내 팽겨둔 채 ‘동료 의원 감싸기’에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야당 탄압’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특히 대선 국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몇몇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 구하기에 전념하고 있는 지도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 소리까지 내뱉고 있는 실정이다. 초선인 황주홍 의원은 “박지원이든 누구든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에 나가 죄가 없음을 떳떳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역시 부담을 갖고 있긴 마찬가지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은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계륵’이나 다름없다. 부결이 최악이겠지만 설령 통과를 시키더라도 박 전 위원장은 그리 좋은 평가를 못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이 정두언 의원 부결 사태 때 얻은 교훈으로 인해 통과에 당력을 모으고 있긴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더라도 후폭풍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민주통합당이 표결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단독 처리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야당 탄압’ 등과 같은 역풍에 휘말릴 수 있고, 향후 국회 운영 차질의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야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논란의 최대 수혜자는 최근 책 출간과 방송 출연 등으로 다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원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정당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안풍’의 원동력이었던 만큼 여야가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싸우면 안 원장이 ‘어부지리’ 효과를 얻을 것이란 예기다. 안 원장은 얼마 전 발표한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결국 제가 정치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라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전략을 내비친 바 있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안 원장은 자신의 최대 무기가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르다는 참신함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여야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일수록 안 원장 주가는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