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적자가 매출 4배에 달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투자 유치 통한 자금 조달 계획 두고도 업계 반응 싸늘
업계에 따르면 더스윙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VCNC 지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VCNC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더스윙은 이 지분 모두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 인수 가격은 240억 원 정도로 전해진다.
더스윙은 투자 불모지라고 평가받던 공유 PM 시장에서 2021년 시리즈A 75억 원, 2022년 시리즈B 3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더스윙은 조달받은 자금으로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했다. 더스윙의 공유 PM 운영 대수는 2022년 초 약 3만 5000대에서 현재는 10만 대를 넘어섰다. 운영기기도 전동 킥보드에서 전기 자전거와 전기 스쿠터까지 확대했다.
매출도 크게 뛰었다. 2021년 매출 약 209억 원에서 2022년 약 45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그 결과 더스윙은 춘추전국시대와 같았던 공유 PM 시장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또한 국내 공유 PM 업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기도 했다.
더스윙은 기세를 몰아 사륜 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스윙은 타다 인수를 통해 택시 호출 플랫폼을 확보하고, 향후 배달, 대리운전, 카셰어링 사업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공급 주도식 성장모델 도입으로 단기 계약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근로자를 일컫는 긱워커가 더스윙 내의 모든 서비스에서 일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더스윙은 IPO(기업공개) 시점을 2026년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더스윙의 VCNC 지분 인수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단 더스윙이 타다를 인수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더스윙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보다 12억 원가량 줄었다. 타다 인수를 위해 필요한 금액에 턱없이 모자란다.
물론 더스윙은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인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투자업계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특히 모빌리티 업계를 향한 투자는 더욱 얼어붙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더스윙은 4월쯤 시리즈C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졌다. 더스윙은 누적 투자금 1000억 원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더스윙의 투자 라운드의 행방은 묘연하다. 시리즈A·B 투자 유치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리즈C 투자 유치는 감감무소식이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1000억 원 이상 투자 유치는 모빌리티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현재 쉽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토스가 유한 파트너(LP, Limited Partner)로 참여하는 것이다. LP는 경영 방식에 대한 참여권이 없는 수동적인 투자자로 간주한다. 토스의 도움을 받는 게 더스윙에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더스윙이 극적 투자 유치로 VCNC를 인수해도 문제다. 인수 대상인 VCNC의 실적이 나쁘다. VCNC의 매출은 2020년 59억 원, 2021년 38억 원, 2022년 41억 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112억 원, 177억 원, 262억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당기순손실도 2021년 74억 원에서 2022년 275억 원까지 증가세다.
반전도 쉽지 않다. 타다가 경쟁하는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은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 체제로 굳혀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은 7914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택시 호출 서비스가 포함된 모빌리티 서비스의 매출은 46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위권에서 경쟁 중인 진모빌리티(217억 원), VCNC(41억 원), 우티(-126억 원)의 지난해 매출을 모두 더해도 카카오모빌리티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비바리퍼블리카가 1년여 만에 VCNC를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은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VCNC 인수 추진에 더욱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더스윙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형산 더스윙 대표이사의 지분은 32.34%로, 나머지는 대부분 투자 라운드에서 유치한 투자사다. 이들은 2021년까지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둘 다 보유했었지만 지난해 모두 우선주로 전환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우선주로 돌렸다는 건 투자자들이 더 이상 더스윙 경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배당금을 받다가 엑시트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들에게 제공할 자금 마련도 고민해야 할 텐데 VCNC 인수가 현시점에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요신문i'는 VCNC 인수협상과 관련해 ‘더스윙’ 측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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