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김두관 후보의 싱크탱크 무지개포럼이 출범식을 가졌다. 사진제공=김두관 |
칼럼의 내용처럼 박 부장이 해당 대선주자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선 문제의 대선주자가 김두관 예비후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런데 이 사실을 접한 많은 당내 인사들은 김 후보가 보수신문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기보다는 잡혀 있던 인터뷰를 갑작스럽게 취소했다는 사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친노그룹의 대표주자 격인 문재인 예비후보가 경선캠프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강행한 것과 대비됐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인터뷰 취소 소동은 뭔가 정리되지 않은 채 어수선한 김두관 경선캠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후보 경선캠프의 이상 징후는 진작부터 나타났다. 다른 후보들이 대선 출마선언 후 일제히 경선캠프 사무실을 꾸리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과 달리 김 후보 측 경선캠프는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 측에선 “‘무지개 연합’ 식으로 다양한 인사들이 결합하다 보니 무리하게 통합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선 교통정리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두관토크’ 중 한 장면. 사진제공=김두관 |
경선캠프의 문제점은 곧 김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당내의 주된 평가다. 특히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김 후보의 입지가 탄탄해지기는커녕 더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비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각을 세운 것은 결정적인 패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친노그룹과 노선과 정책 면에서 줄곧 대립해 온 손학규 후보라면 몰라도 누가 봐도 친노그룹의 일원이었던 김두관 후보가 ‘친노 패권주의’ 운운하며 문 후보를 공격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의 수도권 초선의원도 “당초 민평련 내부 분위기는 문재인 후보와 김두관 후보 둘 중 한 명을 지지하자는 의견이 우세했었다”며 “예비경선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해 결국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 후보가 기대와 달리 콘텐츠 부족을 노출했고, 예비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쓴 게 많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핵심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김 후보 주변에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80년대 초반 학생 운동권 출신 몇몇이 전략과 메시지를 주무르다가 실패를 한 것으로 안다. 워낙 이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많아 현역의원들이나 전직 장차관들이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고 김 후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들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메시지 전달 실패를 인정하고 풀뿌리 지지자들을 최대한 활용한 경선전략 수립에 올인하자며 전의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공헌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