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지난 6일 대의원대회 열어…쟁의대책위원회 출범·쟁의발생 결의 안건 의결 '계획'
- 노조 과도한 임금성 요구안 모두 수용시, 연간 인건비 약 1조 6000억원 추가 소요…인당 9500만원 수준 연봉 인상 효과
- 김재열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장 "포스코노조 무리한 파업 강행은 협력업체 근로조건 전반 악영향 끼칠 것"
- 포스코, 노조에 교섭결렬 철회·교섭복귀 및 상호 성실한 교섭 지속 요청 중
[일요신문] 포스코노동조합(이하 '포스코노조')이 지난달 23일 진행된 20차 교섭에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회사는 20차 교섭에서 포스코노조의 86개 요구사항 중 38건에 대한 회사측 제시안을 전달하고, 그 외 5건을 추가로 제시했다. 그리고 직원 관심이 높은 임금인상률 등은 차기 교섭에서 제시할 예정임을 설명했다. 그러나 포스코노조는 회사가 임금인상률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교섭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포스코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지난달 28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교섭이 결렬된 상황에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 이라며, "쟁의행위가 가결되고 실제 파업에 들어간다면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파업"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쟁의발생 결의 등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회사는 "노사간에 깊이 있게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한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며, "회사는 포스코노조에 교섭결렬 철회 및 교섭에 복귀할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포스코노조의 일방적인 교섭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교섭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포스코노조에 지난달 28일과 31일에 2차례 공문을 보내 교섭복귀를 요청했고, 이달 1일에는 회사측 교섭대표가 노조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교섭복귀를 설득했다.
또한 회사는 지난 4일 부회장 명의의 서한을 전직원에게 발송해 노사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50년의 지속 발전을 위해 노사간 소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과도한 노조의 요구…요구안 모두 수용할 경우 추가 소요 비용 약 1조 6000억원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목표달성 성과급 200% 신설, 조합원 문화행사비 20억원 지원 등 총 86건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포스코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조 6000억원이며, 이는 연간 인건비 총액의 7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재 포스코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2022년 공시기준으로 1억 800만원이며, 포스코노조 요구안에 따르면 1인당 약 9500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반면, 포스코는 작년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2022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급감해 비상경영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 경기 침체, 중국 철강 수요 감소 등 외부 환경도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실적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 파업시 파급효과 및 영업손실 전망…조업 중단될 경우 막대한 손실 '불가피'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포스코가 멈춘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산업 전반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도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항제철소 침수 시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후방 연관산업 전체가 크게 휘청인 바 있다. 전국민의 관심과 도움으로 135일만에 기적적으로 피해복구를 완료한 것이 불과 7개월 전이다. 포스코의 조업 안정 유지는 포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가적 사안에 해당한다.
특히,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특성상 1년 365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 연속 조업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라도 조업이 중단될 경우 전후 공정에 영향을 미치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생산량의 50% 정도를 수출해야 생존이 유지되는 글로벌 철강사이다. 국내 고객도 1000여 곳 이지만, 해외 고객은 2400여 곳에 이른다. 포스코가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공급 차질 발생시 즉시 계약이 종료되는 제품도 많고, 납기 지연에 대해 막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제품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힌남노 수해복구 기간 고객사 이탈로 Market Share가 크게 하락했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면서, "한번 떠난 고객사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당시 이탈한 일부 고객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 노조의 사회적 책임…노조, 사회적 책임 관심 기울일 필요 있어

포스코 노동자의 평균연봉은 2022년 공시 기준 1억 800만원으로 국내 상위 5%에 속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노조도 원하청 격차 해소 등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은 올해 3월 3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에게 외면받는 노조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하며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K-노사문화를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노조가 조합원의 과도한 임금인상을 계속해서 주장한다면 원·하청 상생을 위한 포스코의 노력이 무색해질 수 있다.
김재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장도 "포스코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여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협력업체의 고용과 근로조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가장 큰 과제는 원·하청 격차 해소인데, 원청인 포스코노조가 무리하게 자기 몫 만을 고집한다면 원·하청간 격차는 더 커질 수 밖에 없고 이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 파업 따른 철강사 도태 사례…안정적 노사관계 유지 무엇보다 중요
노사간 갈등으로 조업이 중단된 철강사들이 결국 경쟁력을 잃고 도태된 사례도 존재한다. 한때 세계철강업을 주도했던 영국의 A사는 1970년대 후반 파업을 반복하다 103일 초장기 파업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고로에서 일어난 조업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는 초대형 참사도 발생했다. 이후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하며 몇 번의 구조조정을 겪고 결국 소규모 철강사로 전락했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최근 해외의 대형 일관제철소에서의 파업은 거의 사라졌다. 일본에서는 지난 60년간, 유럽에서도 지난 30년간 일관제철소가 파업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13년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경쟁 심화, 탄소중립 시대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