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3000여 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CCTV를 면밀히 분석해 8월 21일에서야 A 씨의 신원을 특정해 출국금지를 신청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A 씨가 하루 전인 8월 20일 오후 1시경 베트남으로 출국해 버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바로 국제형사기구인 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해 검거에 돌입했지만 검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 동남아시아는 잘 알려진 범죄자들의 도피처다. 범행을 벌인 뒤 출국해 동남아시아로 숨어 버리면 검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전경찰청은 곧바로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를 통해 현지 주재관 및 베트남 공안 등과 유기적인 공조 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했다. 또한 해외 도주 사실 인지 2시간 만에 인터폴 사무총국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전경찰청은 베트남 다낭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의자 소재 특정을 위해 금융과 통신 수사는 물론이고 주변인 등에 대한 수사 등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베트남 전 지역 주재관들이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신고선을 구축하고 숙박업소와 식당, 카지노 등에 대한 탐문수사에 돌입했다.
그렇지만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자 대전경찰청은 공개수사 전환을 결정했다. 베트남 현지 교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유도하기 위한 결정으로 피의자가 훔친 현금 3900만 원을 도피자금 등으로 소진할 가능성까지 감안해서 내린 선택이었다. 경찰청과의 협의를 거쳐 대전경찰청은 9월 8일부터 수배 전단지를 다낭 등 베트남 현지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대전서부경찰서는 대전경찰청 및 경찰청과 실시간으로 결정적인 제보 내용을 공유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낭 주재관과 베트남 공안이 해당 카지노에서 잠복 수사에 착수했다. 피의자 검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잠복 수사 착수 3시간 30분 뒤인 4시 55분에 카지노에 모습을 드러낸 A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한 것. 검거된 피의자의 신병은 베트남 공인이 확보하고 있는데 기초적인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은행 강도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은행 강도를 벌여 3900만 원을 강취했지만 검거 당시 A 씨 수중에는 250만 원어치의 카지노 칩만 있었다. 이두한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대부분 도박에 탕진한 걸로, 그렇게 얘기는 하고 있다”고 현재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베트남 다낭에 도착한 뒤 다낭에서 4km가량 떨어진 곳의 숙소에 숨어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는 여인숙 수준의 저렴한 것이었다. 경찰은 A 씨가 머물던 숙소도 수사했지만 발견된 돈은 베트남 돈 400만 동가량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화로는 20여만 원 수준이다.

대전경찰청은 경찰청과 함께 피의자 A 씨의 조속한 국내 송환을 위해 베트남 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베트남 현지에서의 절도사건 피의자이기도 해 이 부분에 대한 사법처벌 등으로 국내 송환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한편 대전경찰청 측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 경찰은 그동안 치안교류 협력을 강화해왔다”고 밝히며 “특히 9월 11일부터 16일까지 한국 경찰과 베트남 공안 지휘부가 참여하는 문화교류 행사가 개최되는 등 양국 치안 당국의 긴밀한 우호 관계가 이번 피의자 조기 검거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