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이 확실시되고 있는 박근혜 전 위원장. |
#박근혜 선출 의미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석패했던 박근혜 전 위원장. 당시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며 5년 후를 기약했던 박 전 위원장의 대권 도전은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박 전 위원장은 여권이 배출한 첫 여성 후보다. 현재 야권의 주요 대선주자들이 모두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선이 ‘남성VS여성’으로 치러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구도 역시 역대 대선에선 찾아볼 수 없던 것이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한민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된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이 최초의 부녀 대통령을 이뤄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사례는 필리핀의 아로요 부녀 정도를 제외하고는 극히 드물다.
#득표율 80%대 초‧중반 유력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경선이 치러지는 내내 흥행 저조를 아쉬워했다. 올림픽 기간과 겹쳤을 뿐더러 ‘박근혜 대세론’으로 인해 재미가 반감됐기 때문이었다. 무더위를 탓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결국 8월 19일 마감된 경선 선거인단 최종 투표율은 41.2%에 그쳤다. 이는 ‘이회창 대세론’으로 긴장감이 덜했던 2002년 경선 때(53.3%)보다도 10% 이상 낮은 수치다.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2007년 경선(70.8%)과는 30%가량 차이가 난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보다는 박 전 위원장이 역대 최고의 득표율(2002년 이회창 후보 68.1%)을 갱신할지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캠프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과 10년 전 이회창 후보는 곧잘 비교된다. 야권은 이를 근거로 ‘박근혜 대세론’이 꺾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왕 1위를 할 것이라면 이 후보 득표율을 훨씬 뛰어넘어 과거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현재 캠프 측은 박 전 위원장이 80%대 초반 대의 득표를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전 위원장, 공천헌금 사과할까.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은 박 전 위원장 측은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을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대선 공약은 물론 향후 정국 구상을 담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들과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쇄신’과 ‘화합’이 연설문의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대권출마 선언문에서 제시했던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 등을 재차 강조할 것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이와 관련,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이번에 (당 후보가) 되면 구상한 것,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생각을 말씀 드리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이 공천헌금에 대해 사과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박 전 위원장이었지만 당 안팎의 비난여론이 높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이 독도 사태를 비롯한 역사 문제를 연설문에 포함시켜 5‧16 발언, 장준하 타살 의혹 등으로 재점화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에 정면 대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태희 역전? 김문수 수성? 2위 싸움도 볼만
박 전 위원장 독주 속에 김문수 김태호 안상수 임태희 후보(가나다 순)의 2위 다툼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포스트 박근혜’를 위한 입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어차피 박 전 위원장을 이길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안했을 것이다.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것 아니겠느냐. 따라서 2위가 누가 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후보 진영이 모두 2위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가 가장 앞서 있고 그 뒤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따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투표율이 저조할수록 임 전 실장이 역전할 것이란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 지사에게 친박 진영이 등을 돌리고 임 전 실장에게 ‘몰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자발적 참여율이 높은 친박에 의해 경선 결과가 좌지우지 될 것이다. 친이계 적자임을 내세운 임 전 실장이 비박 뿐 아니라 친박에서까지 표를 얻으면 김 지사를 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