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내 사정을 잘 아는 A 씨의 말이다. 10월 4일부로 ‘교정 인터넷 편지’(인터넷 서신) 서비스가 종료됐다. 인터넷 서신은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 재소자에게 보낸 편지다.
교정시설 밖에 있는 일반인이 온라인 게시판에 글 쓰듯 적으면, 이를 출력해 재소자에게 전달해 주는 서비스다. 군에 입대한 훈련소 훈련병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인터넷 편지 서비스와 유사하다. 공교롭게 군 인터넷 편지도 2023년 8월부로 종료됐다. 군 인터넷 편지는 훈련병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필요성이 적어져 종료됐다. 이에 비해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 인터넷 서신은 화상접견·스마트접견 등 다양한 접견시스템 도입과 전화사용 횟수 확대 등으로 수용자의 외부 교통권이 늘어난 상황이 반영되었다"고 말했다.

수감 경험이 있는 B 씨도 인터넷 서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 씨는 “하루의 낙이 그 편지 기다리는 거다. 아침에 담당 직원이 대략 전날 자정까지 작성된 편지를 모아서 출력한 뒤 이를 스테이플러로 임시로 봉해서 점심 전에 나눠 준다”면서 “그나마 구치소 있을 때는 꽤 많이들 받아보는데, 형이 확정돼 교도소로 가면 인터넷 서신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구치소에서야 간혹 보석이나, 무죄로 풀려날 수 있지만 형이 확정된 뒤는 그런 일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 관심도 멀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신 서비스는 교도소 별로 도입 시기가 다르지만 대략 2005년 즈음부터 활발하게 도입됐다고 알려졌다. 10월 4일 제도가 폐지되면서 약 20년 만에 사라지게 된 셈이다. 현재는 인터넷 서신 버튼을 누르면 우체국 ‘e-그린우편’ 서비스 페이지로 연결된다. 해당 서비스는 글을 작성하면 이를 출력해 봉투에 담아 교도소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인터넷 서신처럼 다음 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익일 특급으로 보낼 경우 30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C 씨에 따르면 인터넷 서신 전달이 의외로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했다. C 씨는 “구치소 경우 절대적인 양 자체가 많기 때문에 출력도 오래 걸린다. 종이를 자동으로 접는 기계가 있다고 하지만 수천 장을 전달하는 것도 문제다. 전달 과정에서 ‘내 편지를 봤다’느니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 전혀 관심도 없는 편지를 봤다며 진정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C 씨는 인터넷 서신을 두고 별별 일을 다 겪었다고 말했다. C 씨는 “한번은 유명 아이돌 그룹 출신 D 씨가 수감된 적이 있다. 그때 정말 엄청난 인터넷 서신이 쏟아졌다”면서 “그걸 다 볼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이렇게 편지를 엄청나게 많이 출력해서 나눠주기 때문에 사실 누가 ‘야설’을 밖에서 지속해서 보내줘도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정시설 담당자 E 씨는 인터넷 서신 폐지를 반겼다. E 씨는 “수감시설 내에서는 수감자의 적은 교도관이 아니라 수감자라는 얘기가 있다. 작은 혜택이 있던 것도 이상하게 오용하거나 별것 아닌 걸로 신고하거나 진정을 넣어 ‘그냥 없애자’는 것들이 많았다”면서 “예전에는 밖에서 침구류를 들고 올 수도 있었는데 여기에 마약 등 약품을 넣어 오는 경우가 있어 없어지기도 했고, 반찬 같은 걸 사 먹을 수 있게 했더니 ‘왜 독점이냐’고 따지는 경우가 있어 없앤 적도 있다. 이번 인터넷 서신도 아마 이상하게 이용하거나 누군가 말도 안 되는 진정 등을 넣어, 그냥 없애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교정 시설에 가족이 있어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내 본 F 씨는 법무부의 폐지 사유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F 씨는 “인터넷 서신 남용이나 야설, 토토 등 때문에 없앤다고 하는데, 우편으로 오는 편지에 똑같은 내용을 적어서 보내면 그만이다. 사실상 우체국을 통해 유료화하면 무료에 비해 편지 양이 급감할 수밖에 없으니 교도관들 업무를 줄이는 게 목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신은 20년 가까이 오랫동안 유지돼 왔던 제도지만 하루아침에 없어진 만큼, 만에 하나 부활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그 가능성은 극히 낮을 전망이다. 앞서 법무부 관계자는 “아예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앞서 교정시설 담당자 C 씨도 ‘부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 씨는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인터넷 서신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일단 사라지면서 교도관들 일이 줄었고 담당자도 없앴는데 부활시켜서 굳이 부담을 주려고 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 “처음 만들 때도 이 정도로 많은 편지가 매일 오갈지 몰라서 만들었을 것 같다. 만약 다시 만든다면 교도관 반발이 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