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오층석탑 환수위원회(이하‘환수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환수 논의가 중단된 후 4년여 만인 지난 10일 오쿠라문화재단과 ‘이천 오층석탑’ 반환 협상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환수위는 이번 방문을 통해 대한불교 조계종과 이천시의 환수 지지 성명서를 전달하고, 조사팀을 꾸려 잦은 지진과 이관으로 훼손된 ‘오층석탑’의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이천 오층석탑’은 고려 초기 백성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혼을 불어넣어 만든 국보급 가치를 지닌 최고의 불교 미술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균형미와 단아한 미를 갖춘 귀중한 석조문화재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천향교 인근에 있던 오층석탑은 1915년 일본이 왕권의 상징인 경복궁을 훼손하고 가치를 떨어트리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일종의 박람회인 ‘’조선물산공진회장‘을 꾸미기 위해 옮겨졌다.
이후 ‘조선의 고미술을 연구시키는 데 적당하다고 인정된다’는 사유로 우리 문화재 약탈에 앞장서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1837~1928년)에 의해 1918년 현해탄을 건너 현재 오쿠라 호텔 뒤뜰에 봉안돼 있다.
‘이천 오층석탑’은 1996년 일본의 교민을 위한 한글 잡지인 ‘월간 아리랑’에 ‘오쿠라 슈코칸 정원을 장식한 30여 점의 유물들 가운데 11점이 한국문화재’라는 기사가 실렸고 2003년 이천문화원이 발행하는 ‘설봉 문화’에 ‘일제의 문화재 수탈과 이천’라는 글을 통해 ‘이천 오층석탑’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소개되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2008년 8월 이천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33개 시민단체와 시민들을 중심으로 ‘환수위원회’를 결성하고 2010년 환수를 염원하는 시민 10만 9017명의 서명을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환수 염원 사생대회, 이천 관내 초등학교 역사교육, 학술세미나, 환수 염원 탑 조성 등을 진행하며 꾸준한 환수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지난 10월 6일 환수위와 만남을 통해 이천 오층석탑은 이천의 고유문화재임을 밝힘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있어 오층석탑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역설하고 환수 운동 재개에 대한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천 오층석탑이 대한해협을 건너 강제로 고향을 떠난 지도 어느덧 100여 년이 넘었다. 민족정기를 되살리고 문화와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한 석탑환수 운동은 당연한 책무이자 권리 행사이므로 시민적 관심과 성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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