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현대가 3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오른쪽)가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요신문DB |
현대가 3세 정대선 대표의 현대비에스앤씨가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IT 관련 분야에 주력해왔던 현대비에스앤씨가 지난 8월 23일 ‘현대썬앤빌구로’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
현대썬앤빌구로는 도시형생활주택(200가구)과 오피스텔(125실)로 구성된 단지로 전용면적 14~20㎡의 소형 평형으로만 갖춰져 있다.
건설업계가 장기 불황을 맞고 있지만 소형 위주의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사업은 활황세에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분야.
현대썬앤빌구로 측은 “현대비에스앤씨만의 장점을 살려 다른 건설회사와는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과 IT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미 산업시설 및 업무시설을 통해 건설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주택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것과 동시에 정대선 대표는 IT 아웃소싱 사업 확대 계획 및 복합소재 LPG 용기 출시 등 잇달아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생소한 복합소재 LPG 용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분야여서 해외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2월에는 금융 IT시장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담조직 출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비에스앤씨의 자회사인 현대비에스앤아이를 통해 광고대행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에 본점을 두고 있는 IT 솔루션 전문기업인 현대비에스앤아이는 지난 8월 14일 광고대행업과 광고기획 및 제작업을 법인등기부상에 추가로 등재하고 서울 중구 퇴계로에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이미 정대선 대표가 직접 나서서 광고기획자와 카피라이터 등 10여 명의 광고업계 경력자들을 스카우트 해왔다고 한다.
정대선 대표의 부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 역시 현대비에스앤씨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어 눈길을 끈다. 법인등기부상 노 씨는 2011년 11월 14일자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방송인 출신인 노 씨가 남편이 새롭게 진출하는 광고대행업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현대비에스앤씨 관계자는 “사모님의 얼굴을 본 지도 오래 되었고 회사 일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광고대행업 진출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이미 현대차그룹 내에 이노션이라는 광고회사가 있기 때문. 정몽구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이 이끌고 있는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로 지난해 총 매출(6941억 원)의 75%에 달하는 규모를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사 계열사들로부터 거두었다.
국내 대기업 광고시장이 대부분 이렇듯 계열사로부터 매출을 올리는 ‘인하우스에이전시(그룹 내 광고대행사)’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노션과 새롭게 광고대행업에 진출하는 현대비에스앤아이가 그룹 내에서 일감을 두고 경쟁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
또한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이 작고한 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일선·문선·대선 조카 셋을 모두 계열사인 현대비엔지스틸에 입사시키며 현대가 장자로서 동생의 유족들을 각별히 보살펴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몽구 회장이 모른 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정대선 대표 역시 비엔지스틸에서 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11월 현대비에스앤씨(옛 유씨테크)를 인수하고 사업을 확장시켜 왔다.
그러나 현대비에스앤아이 관계자는 “IT 위주의 기업 성격상 향후 광고대행업은 전자광고업과 건설사 분양 홍보대행을 주력으로 할 예정이며 현대 관련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