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돌아온 후 팀 내 불화설 등 겹치며 두 번의 준우승…이번 시즌 ‘절친’ 김수지 합류로 전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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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고교 졸업 직후 뛰어든 V리그에서 소속팀 흥국생명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4시즌간 세 번의 우승을 경험한 그는 일본, 터키 무대에서도 잇달아 우승을 일궈냈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까지 석권하며 '챔피언 DNA'를 과시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오랜 목표였던 올림픽 메달 획득은 이루지 못했으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2020년 돌아온 국내 무대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김연경은 11년만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중국으로 떠났던 2021-2022시즌을 제외하면 두 시즌을 V리그에서 활약했다. 터키 리그 마지막 소속팀이었던 엑자시바시에서도 컵대회 우승을 이끈 바 있는 김연경의 존재감은 국내 V리그에서도 절대적이었다. 다수의 전망대로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우승이라는 마침표는 찍는 데는 실패했다.
#상처 남긴 두 번의 복귀 시즌
첫 복귀였던 2020-2021시즌, 흥국생명은 단연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았다. 시즌을 앞두고 열린 FA 시장에서 흥국생명은 당시 최대어로 평가받던 이재영과 대형 계약을 맺었고 타 팀 소속이던 이다영까지 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연경이 복귀를 추진, 팀에 합류해 당시 흥국생명은 호화 라인업을 구축해 '흥벤저스'로 불리기도 했다. 개막 이전 '무패 우승도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초반 연승으로 기세를 올렸으나 시즌을 치르며 팀 내 불화설이 불거졌다. 팀 안팎을 뜨겁게 달궜던 이재영·이다영의 '학폭 논란'까지 이어졌고 결국 이들은 팀 전력에서 배제됐다. 홀로 남은 김연경이 분전했으나 결국 정규리그 2위,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으로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후 한 시즌간 중국 무대에 진출했던 김연경은 2022-2023시즌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주요 전력을 모두 잃으며 6위에 머물렀던 팀은 다시 우승을 바라봤다.
순조롭게 선두권 싸움을 이어가던 흥국생명은 이번엔 갑작스런 감독 경질이 논란이 됐다. 현대건설과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며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나 구단에서 감독 경질을 결정했고 선수단은 혼란에 빠졌다. 김연경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작심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외국인 감독 선임 등으로 분위기를 수습하고 이어진 챔피언결정전.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통합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다. 상대는 정규리그 3위 한국도로공사였다. 정규리그에서 5승 1패로 절대 우세를 보였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시리즈에서 첫 두 경기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3, 4, 5차전을 내리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 개인으로서는 올스타 투표 1위, 정규리그 MVP와 베스트7에 선정됐으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시즌 중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 눈앞에 뒀던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됐다.
#동기 김수지와 함께하는 세 번째 우승 도전
지난 시즌 우승의 눈앞에서 고배를 마신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을 마친 김연경은 커리어 최초로 FA 자격을 획득했다. 이전까지 FA 이후 거취를 놓고 갖가지 예측이 뒤따랐으나 그는 흥국생명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이에 더해 흥국생명은 FA로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영입했다. 김연경과 함께 오랜 기간 국가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나란히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으나 여전히 리그 내 정상급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흥국생명으로선 전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수지는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김연경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 보강뿐 아니라 팀의 핵심 자원인 김연경의 심리적 안정까지 기대할 수 있는 영입이었다. 김수지도 "제일 친한 친구가 늘 옆에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로 만족감을 표현했다.
영입생은 아니지만 김다은의 존재도 흥국생명의 기대 요소다. 지난 시즌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인 김다은은 프로 5년차를 맞았다. 여름에는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뚜껑을 연 시즌, 우승 후보 1순위로 거론된 흥국생명은 3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김연경 역시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3경기를 치른 시점, 공격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수지도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순항 중이지만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낙관할 수는 없다. V리그는 이번 시즌 큰 변화를 맞이했다.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 태국,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 각국 선수들이 팀에 합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시즌 초반임에도 소속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큰 V리그에서 일부 구단은 외국인 선수 2명을 활용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7순위를 배정받아 일본 출신의 레이나 토코쿠를 지명한 흥국생명은 아직까지 아시아쿼터 선수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그의 언급대로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김연경의 선수생활은 오래 남지 않았다. 지난여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자에 도전하는 등 선수생활 이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두 번의 복귀 시즌에서 아쉬움을 남긴 김연경이 이번 2023-2024시즌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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