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창립 47주년을 맞아 전 직원과 함께하는 창립기념식을 26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월 취임한 제15대 김남균 원장이 맞는 첫 번째 창립기념식이다.
김남균 원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KERI는 지난 반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나라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국내 유일의 전기전문 연구기관”이라며 “최근에는 미래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을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의 지난 대표성과로 △정전 시간 최소화를 실현한 ‘한국형 배전자동화 시스템(KODAS)’ △전력 수급 안정화에 공헌한 ‘765kV 전력설비 국산화’ △원전 신뢰성·안전성·가용도 향상을 가져온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 △대정전 방지 및 전력 생산 최적화에 기여한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국산화’ △전기차 전비 10% 이상 높이는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기술’ 개발 등을 언급했다.
이어 “올해 이차전지, 3D프린팅, 항공모빌리티, 공작기계 등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가 두드러졌고, 시험인증 부문에서도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험 인프라 구축, 시험성적서 통용 국가 확대 등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행정에서도 인적자원개발(Best HRD) 최우수기관 인증, 대한민국 SNS 대상 최우수기관 선정이 기관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고 직원들의 공로를 치하했다.
김 원장은 “우리가 그동안 잘 해왔지만, 이제는 더 나아가 국가에 아주 큰 이로움을 주고,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초대형 성과를 창출할 시기다. 사람들이 KERI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를 수 있는 인지도 높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KERI 큰기술’ 개발 도전을 강조했다.
큰 기술을 ‘명칭 그대로 파급효과가 크고 넓은 성과’라고 정의한 김 원장은 “큰 기술이 원장 임기 동안 나오지 못할 수도 있고, 세대를 이어 수십 년 걸릴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열심히 도전하고 그 노력을 서로 응원하며, 훗날 성공을 함께 기뻐하고 누리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전기화 시대를 맞아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많은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전기·전력 기술을 책임지는 ‘KERI人’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롭고 넓은 시각으로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창립기념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을 비롯해 모범직원상, 청렴상, 장기근속상,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시상식도 같이 진행됐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대한민국 전기공업 및 전력사업 진흥을 위해 1976년 12월 29일 설립됐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3개의 지역조직(안산, 의왕, 광주)이 있으며, 인력은 약 800여 명이다.
주요 업무 분야로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전력기기, 전기추진 및 산업응용(전동기, 로봇, AI 등)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력반도체, 전기 의료기기,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인증 등이 있다.
#친환경 선박 충전 시스템 국제 표준화 주도
국제공인 전력기기 시험인증 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항만 전력계통 연결기술 표준화를 위한 국제회의’를(IEC TC18 JWG28)’를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개최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해운 분야의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선박의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친환경 전기선박의 운영 및 배터리 충전과정에 필요한 각종 시스템 기술들을 공유하고,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조선·해양 분야 선도국인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일본, 캐나다 등 10개국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전기모터 및 배터리를 사용하는 선박은 항만(port)과의 전력계통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러 나라를 오가는 선박일 경우, 국가 간 복잡한 전력계통 및 시스템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어 상호 호환성 확보가 더욱 필요하다.
이미 전기차의 경우에도 국내외 다수의 완성차 대기업과 다양한 충전기 중소·중견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보니, 제조사별 표준 해석 차이로 인해 급속충전 시 현장에서 호환성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은 전기차보다 배터리 등 규모가 훨씬 크고 내부에 전기·전력 설비를 더 많이 사용하는 만큼, 관련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 제정이 더욱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표준을 선도한 국가나 기업이 고부가가치 친환경 전기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회의 한국 개최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KERI가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의 성능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가졌기 때문이다. KERI는 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 ‘차린(CharIN)’이 지정한 ‘제1호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이며, ‘국제 테스티벌(Test+Festival)’ 개최를 통해 전기차-충전기 간 호환성 오류를 점검하고, 충전 시스템의 국제 표준 개발을 주도해 왔다.
이번 회의에도 기술적·산업적으로 활성화된 전기차의 급속충전 시스템을 전기선박의 분야에 적용해 국제 표준을 만들어 보자는 KERI의 제안 안건이 채택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회의 셋째 날인 25일에는 10개국 전문가들이 연구원 안산분원을 방문해 전기차 충전 시험 인프라를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KERI 서우현 지능형에너지시험실장은 “현재 항구의 공급 전압은 교류(AC)이고, 배터리 등 핵심 장비들은 직류(DC) 전압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선박 내부에 무겁고 비싼 변압기나 컨버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기차의 급속충전 용량을 킬로와트(kW)급에서 메가와트(MW)급으로 올리는 현 단계에서 더 늦지 않게 전기선박과 항만과의 전력계통 연결을 위한 기술 표준화를 발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KERI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친환경 선박 전환 대응 관련 사업’ 지원을 토대로 전기선박 충전 시스템 기술을 위한 표준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향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수행하는 관련 분야 국내 표준 제·개정 사업 및 시험인증 체계 구축 업무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안선박의 친환경화를 앞당기고, 국내 조선 업계의 글로벌 시장 선점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
[경성대] LINC 3.0 사업단, ‘2024 제2회 경성 창업캠프’ 성료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6:46 )
-
[한국남동발전] 2024년 지속가능경영유공 산업부장관 표창 수상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0:32 )
-
KR 한국선급, ‘메인엔진·발전기 최적 정비 위한 CBM 기술’ 개발
온라인 기사 ( 2024.12.12 0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