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장남인 3남 문현진 씨와 4남 문국진 이사장, 7남 문형진 회장(왼쪽부터). 사진제공=시사저널 |
문 총재 공식 후계자는 7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다. 지난 2010년 6월 문 총재는 “상속자는 문형진이다. 그 외 사람은 이단자요 폭파자이다”라는 친필휘호를 공개한 바 있다. 후계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자 대외적으로 문형진 회장 손을 들어준 것이다. 1979년생인 문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 문 총재가 직접 목회를 했던 서울 청파동 통일교본부교회 당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했고 2008년엔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임명돼 일찌감치 문 총재의 종교적 후계자로 낙점됐다.
문형진 회장이 ‘종교’를 맡는다면 통일교의 또 다른 축인 기업 부문은 4남 문국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유지재단(통일교 재단) 이사장이 이끌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학사, 마이애미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인 문 이사장은 통일그룹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문 총재 사후 문 이사장은 통일교의 국내외 모든 재산을 관리하고 교회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통일교가 ‘문형진-문국진 투톱’ 체제로 운영될 것임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문형진 회장과 문국진 이사장의 대척점에 서 있는 문현진 씨는 문 총재의 3남이다. 그러나 문 총재의 첫째 둘째 아들이 잇달아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실상 장남이다. 이 때문에 문 씨가 문 총재 뒤를 이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문 씨는 2000년부터 문 총재가 주도한 세계평화 활동 전면에 나서면서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총재 메시아론에 대한 관점’과 관련해 문형진 회장과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후계 구도에서 밀려나게 됐다.
통일교 형제들 간 갈등은 지난해 문 씨가 자신의 어머니이자 문 총재 부인인 한학자 여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문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의 돈 238억 원이 한 여사가 대표로 있는 단체에 무단 송금됐다며 ‘부당 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지난해 말에는 문국진 이사장이 맡고 있는 통일교 재단 측이 문 씨 장인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형제들 간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인지라 통일교 내에서 문 총제 별세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교 내에선 후계 구도가 조기에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5년 전부터 ‘종교-문형진, 기업-문국진’으로 시스템을 마련하고 대비를 해왔던 만큼 그 충격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후계구도의 핵심 ‘키맨’이라고 할 수 있는 문현진 씨 입지가 통일교 내에서 미미하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통일교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후계자는 문형진 회장이다. 여기에 이견을 다는 교인들은 없다. 또 설령 있다 하더라도 이단이다. 그리고 기업 운영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문국진 이사장이 할 것”이라면서 “후계와 관련해 그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